[단독] 240개 업무를 로봇으로…매달 6000시간 절감하는 LG전자

[단독] 240개 업무를 로봇으로…매달 6000시간 절감하는 LG전자

심재현 기자
2019.03.25 16:16

RPA 도입 가속…업무 효율 개선·워라밸 문화 확산

LG전자 경남 창원공장 제조팀에 근무하는 A씨는 최근 도입된 AI(인공지능) 로봇 기반의 업무자동화 시스템 덕에 업무 부담을 크게 덜었다. 생산계획이 변경될 때마다 AI 시스템이 자동으로 담당자에게 알림을 보내줘 매번 일정을 확인해 전달해야 하는 단순 사무에서 벗어나게 됐다.

A씨는 "단순한 일이지만 변경된 계획이 제대로 공지되지 않을 경우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늘 신경을 곤두세워야 했던 업무"라며 "AI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이전보다 생산계획 준수율이 높아진 데다 업무에도 여유도 생겨 생산적인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LG전자(154,900원 ▲11,700 +8.17%)가 사무직 업무에 '로봇프로세서 자동화'(RPA) 기술을 대거 도입했다. 단순 반복 업무나 틀에 짜인 일을 자동화해 이른바 '휴먼 에러'를 줄이고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취지다.

25일 현재 회계, 인사, 영업, 마케팅, 구매 등 사무직군의 240개 업무에서 이 시스템을 활용 중이다. '로봇프로세서 자동화' 시스템은 사람이 일일이 처리해야 하는 단순 업무를 로봇 소프트웨어로 자동화한 기술이다. 이를테면 해외법인 생산라인의 자재 재고금액을 시스템에서 내려받아 재고일수를 산출하고 생산법인의 재고일수를 파악해 매일 각 법인에 공유하는 일을 로봇 소프트웨어가 대신하는 방식이다.

임직원이 직접 일일이 데이터를 내려받아 계산하지 않아도 재고가 많거나 적을 가능성을 사전에 점검해주기 때문에 손쉽게 조치할 수 있다.

해외 서비스법인에서 제품 수리 후 소비자에게 발송한 물품의 운송장 번호를 회사 시스템에 입력하는 업무도 올해부터 로봇 소프트웨어가 대신하고 있다. LG전자는 사업장 내 CC(폐쇄회로)TV의 상태 이상 여부를 점검하는 작업에도 이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

현재 로봇 소프트웨어가 처리하는 업무량은 사람 근무량으로 환산해 월 6000시간 이상이다. 부서마다 상황이 다르지만 불필요한 야근이나 추가 근무가 줄면서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좋아졌다는 얘기도 나온다.

단순반복 업무보다 한층 고난도의 일엔 빅데이터와 딥러닝(심화학습) 기술이 적용된 로봇 소프트웨어가 쓰인다. LG전자는 AI 기술을 이용해 거래업체 채권의 부도 위험을 미리 알려주는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해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지난해 부도채권 중 70%를 예측했다.

LG전자는 로봇프로세스자동화 업무를 전사적으로 확대해 직원들이 시스템에 일일이 데이터를 입력하던 수작업을 모두 자동화할 계획이다. IBM 조사에 따르면 기업 전체 업무시간에서 60% 이상이 로봇프로세스자동화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랜스퍼런시마켓리서치는 세계 로봇프로세스자동화 시장이 매년 60% 이상 성장해 내년이면 5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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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현 특파원

머니투데이 뉴욕 특파원입니다. 뉴욕에서 찾은 권력과 사람의 이야기. 월가에서 워싱턴까지, 미국의 심장을 기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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