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르노삼성 다시 달린다]①

절차탁마(切磋琢磨). 르노삼성자동차가 지난 9일 출시한 세단형 SUV(다목적스포츠차량) 'XM3'가 최근 소비자들로부터 받는 평가를 보면 떠오르는 단어다. 르노삼성이 4년 동안 다듬고 개발한 신차 XM3에 소비자들은 '가성비 최고'라는 수식어를 안겼다.
지난해 차량 판매와 노사관계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르노삼성이다. 그러나 XM3 출시를 기점으로 달라졌다. 지난달 20일 사전계약을 시작한 뒤 3주 만에 1만1000대 계약을 돌파했다. 2000년 르노삼성으로 국내에서 첫 영업을 시작한 이래 최대 성과다. 특히 한국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현대·기아차의 물량공세를 뚫고 이뤄낸 결과에 르노삼성 임직원이 모두 흥분하고 있다.
르노삼성은 올해 4만대 수준으로 예상했던 XM3 판매량 확대가 확실시 되면서 당초 잡았던 내수 판매 목표(10만대)도 수정할 계획이다.

이같은 XM3 초반 흥행에도 불구하고 르노삼성의 상황은 최악이다. 업황 부진에 노사 갈등까지 겹쳐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
2017년 연간 27만6808대(내수 10만537대+수출 17만6271대)로 국내 완성차 5개사 중 유일하게 성장하며 최전성기를 구가했지만 2018년 22만7577대(내수 9만369대+수출 13만7208대), 지난해 17만7450대(내수 8만6859대+수출 9만591대)로 매년 판매량이 급감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온 나라의 소비 심리가 꺾였고 현대·기아차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대응할 힘도 달리는 게 현실이다.
XM3에 거는 르노삼성의 기대가 더 절박한 것도 이 때문이다. 가성비 최고 XM3가 르노삼성의 성공 신화를 만들어준 효자 모델 중형 SUV '로그'를 이어 국내·외에서 대박을 낼 수 있거둘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르노삼성의 정상화엔 큰 걸림돌이 있다. 현 집행부 노조가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수년째 임금협상을 벼랑 끝까지 몰고가더니 이제는 민주노총 금속노조에 가입하겠다며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노조는 대규모 파업으로 부산공장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면서 르노 본사의 로그 위탁 수출물량 생산이 계속 줄어들고 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최근 부산공장을 찾은 호세 비센트 드 로스 모조스 르노그룹 부회장도 XM3 유럽 수출 생산물량 배정과 관련해 “노사가 임단협 협상을 빨리 끝내야 한다”고 사실상 최후통첩을 했지만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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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노조를 지켜보는 임직원들의 마음은 타들어간다. 한 조합원은 "투쟁에도 시기가 있다"며 "XM3라는 명작을 만들어 수출물량을 확보할 기회를 맞았는데 노조가 대안 없이 강성투쟁만 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자동차업계가 초유의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것은 회사 내부의 결속"이라며 "하물며 노노갈등까지 발생한다면 가뜩이나 실적이 반토막 난 르노삼성 입장에선 감당하기 어려운 악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