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뒤바뀐 배터리 빅3의 '속사정'

코로나19로 뒤바뀐 배터리 빅3의 '속사정'

우경희 기자
2020.04.15 16:33

[MT리포트-배터리 빅3가 살아남는 법]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놓고 중국이나 일본과 한판 경쟁을 벌이는 한국 배터리 빅3는 저마다 복잡한 속사정을 갖고 있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이 계속 커지고 있지만, 당면 현안들을 해결하지 못하면 살아남기가 힘들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잡기 위해 캐시카우로 벌어들인 돈을 모조리 배터리 투자에 쏟아붓고 있는 빅3. 코로나19(COVID-19)국면에서 빅3의 탈출구는 어디에 있을까?

LG화학, '흑자전환·분사' 급한데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있는 LG화학 유럽공장. LG화학은 작년 1분기에 유럽공장의 1차 생산라인을 완공했으며, 현재 계속 증설중이다./사진=LG화학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있는 LG화학 유럽공장. LG화학은 작년 1분기에 유럽공장의 1차 생산라인을 완공했으며, 현재 계속 증설중이다./사진=LG화학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 22.9%(1월 공급량 기준)로 세계 2위이자 파우치형 배터리 부문의 최고 기술을 보유한 LG화학. 하지만 실적을 들여다보면 자존심이 말이 아니다. 지난해 말 배터리사업 흑자 원년을 노렸지만 실패로 끝났다. 올 하반기에 흑자 원년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코로나 탓에 여의치 않다.

LG화학 입장에선 '배터리사업 흑자 전환'은 절박한 지상과제다. 글로벌시장에서 조 단위로 배터리 투자를 진행하고 있어서다. 화학사업으로 번 돈을 배터리사업에 투자하는 구조인데 중국 난징공장에만 연말까지 1조2000억원을 더 투입해야 한다. 폴란드 공장 증설과 미국 신규 투자도 줄줄이 대기 중이다.

갈 길이 이렇게 먼데 코로나19마저 터졌다. ESS(대용량에너지저장장치) 화재 이슈도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 당초 올 7월이 목표였던 배터리사업 분사는 아예 수면 아래로 사라졌다. 우선 배터리 사업을 맡는 전지사업본부부터 분사한 뒤 IPO(기업공개)를 통해 투자금을 모을 것이라는 전망도 잠정 유보됐다.

그나마 LG화학의 주력시장인 중국의 전기차 지원 정책이 유지됐다는 점이 위안거리다. 중국 정부는 올해 말 폐지키로 했던 전기차 보조금을 앞으로 2년 더 연장하기로 했다. 중국 현지 업체와 합작사를 설립한 LG화학에 이 정책 유지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삼성SDI, ESS 충격 극복이 '최우선'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성윤모(오른쪽)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3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삼성SDI 전기차 배터리 생산 공장을 방문해 관계자들과 생산 공장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19.12.13.  photo@newis.com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성윤모(오른쪽)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3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삼성SDI 전기차 배터리 생산 공장을 방문해 관계자들과 생산 공장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19.12.13. [email protected]

삼성SDI는 코로나19 충격파에 앞서 지난해 ESS 화재 사건이 목덜미를 잡았다. ESS에서 잇단 화재가 발생해 특수 소화 시스템 도입을 위한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고, 국내외 수주도 한동안 크게 줄었다. 강도 높은 자구노력으로 다시 수주가 늘고 있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코로나19로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이 일단 더뎌진 것은 아쉽다. 국제유가도 낮아 전기차 배터리 수요증가가 느려질 수밖에 없는 것도 고민이다. 다만 상대적으로 기 완료된 투자가 많아 어려운 시점에서 투자비용 부담이 경쟁사 대비 크지 않다는 점은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미국 등 주요국가들이 재생에너지와 연계해 ESS 투자를 늘리겠다고 발표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삼성SDI 입장에선 호재다. LG화학과 마찬가지로 중국 시장 판매를 늘려가고 있다. 전기차 보조금 연장 역시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변수다.

SK이노베이션, 정유화학 쇼크 잘 넘겨야
SK이노베이션 배터리 / 사진제공=sk
SK이노베이션 배터리 / 사진제공=sk

정유화학에서 발생한 수익으로 배터리사업을 키우던 SK이노베이션도 코로나19로 포트폴리오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정유업계는 항공업계와 함께 코로나19 충격파가 가장 강력한 업종으로 꼽힌다. 해당 업계 1위인 SK이노베이션의 1분기 적자폭은 1조원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기차 배터리 설비와 기술 면에서 가장 공격적인 투자를 해온 곳이 SK이노베이션이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도 5.9%로 늘며 선두권 추격에 속도를 내는 상황이었다. 미국 조지아주 공장에만 1조9000억원을 쏟아붓는다. 헝가리와 중국에도 따로 공장을 짓고 있다. 투자비용 부담이 빅3 중 가장 큰 편이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 입장에선 포기할 수 없다. 지난 5일 헝가리 공장 건설을 위해 필수인력 300명을 태운 전세기까지 띄웠다. 강력한 투자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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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경희 기자

머니투데이 정치부 the300 국회팀장 우경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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