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중소기업 현장은 일할 사람이 없어 아우성이다. 고질적인 청년층의 중소기업 취업 기피현상에 더해 지난해부터 주52시간제가 전면 시행되면서 줄어든 특근 수당으로 기존 숙련공들마저 이탈해 공장 가동률도 뚝 떨어졌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임금이 감소하자, 자녀 사교육비 등을 감당할 수 없게 된 뿌리 중소기업 근로자들이 투잡을 뛰거나 택배 등 여타 업종으로 이직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부족한 인력을 메꿔주던 외국인 근로자마저 지난 2년 간 코로나로 입국이 대폭 줄어들어 일감이 있어도 일할 사람이 없다는 게 중소기업 현장의 절박한 목소리다.
실제로 작년 고용노동부 직종별사업체노동력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 인력부족 인원이 사상 최대 수치인 32만3000명에 달했다. 이는 지난 10년 간 20만명 수준이었던 것에 비해 10만명 넘게 급증한 수치이다. 다양한 업종과 현장 상황에 따른 차이를 무시한 채 주52시간제를 강행했다는 업계 불만이 끊이질 않는 상황으로 하루빨리 제도를 보다 유연하게 손질해 중소기업의 숨통을 틔워줘야 한다.
다행히 이번 정부는 노사의 자율적인 근로시간 선택권을 확대해야 한다는 방향성에 공감하고, 선택근로제 등의 유연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는 근무시간 조정이 자유로운 IT기업, 사무직 등에 적합한 제도로 불규칙한 원청의 수주와 공장 일정에 따라 움직여야 하는 중소제조업에 바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에 많은 제조 중소기업은 고용부 장관의 인가를 얻어 추가로 근로할 수 있는 특별연장근로제나 30인 미만 기업에 한해 주 60시간까지 근로하게 해주는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에 의존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이하 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30인 미만 중소제조업의 절반 이상이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장 올해 말에 동 제도가 중단된다면 영세 사업장은 최악의 구인난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한시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를 영구화하고, 대상도 50인 미만 중소기업까지 확대해 제도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
또한 보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현재 주당 12시간으로 엄격하게 제한하는 연장근로 한도를 최소한 월 단위로 확대해 노사 재량의 폭을 넓혀주는 것이 필요하다. 일본은 업무량이 급증할 때 노사가 합의하면 월 100시간까지 유연하게 연장근로를 허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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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회 조사에 의하면 중소제조업은 가장 필요한 근로시간제도 개선사항으로 '노사합의에 의한 월 단위 연장근로제 도입'을 꼽았다. 이는 현장에서도 근로시간 규제를 노사 자율에 맡기길 원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현장 상황을 감안할 때, 근로시간제도 유연화는 더 이상 미루기 어려운 과제이다. 하루빨리 사업장별 특성에 맞게 인력과 근로시간을 운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
기업이 만들어낸 부가가치는 근로자의 생계비인 임금과 국가재정의 기반인 세금의 원천이다. 국가가 부유해지는 것은 기업이 창출하는 부가가치의 크기에 달려 있다. 우리 중소기업들이 무사히 지금의 인력난을 극복하고 활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의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