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무기 평가' 군장교, 전역 후 방산기업 취직…"공직자윤리법 사각지대"

[단독]'무기 평가' 군장교, 전역 후 방산기업 취직…"공직자윤리법 사각지대"

최민경 기자
2022.08.01 15:32

국방기술품질원 등 정부출연기관(정출연)에서 무기체계 시험평가 과정 등에 참여하던 영관급 군인들이 전역하자마자 취업심사를 받지 않고 방산업체에 취업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제도의 허점이 퇴직 군인과 방산업체의 유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3년간 두 자리 수 이상의 영관급 군인이 국방과학연구소, 방위산업기술지원센터, 국방기술품질원, 국방기술진흥연구소 등 국방 정출연에서 전역한 직후 취업심사 절차 없이 방위산업체에 취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방위사업청(방사청) 소속 공직자로서 정출연에 파견 형태로 근무한 후 한화그룹 방산계열사, LIG넥스원 등 방산업체에 곧바로 취업했다. 심지어 이들 중 일부는 취업 예정 상태에서도 전역하지 않고 계속 근무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공직자윤리법 제17조는 4급 이상 공무원(중령 이상 군인)을 대상으로 '퇴직일부터 3년간, 퇴직전 5년간 소속했던 부서나 기관의 업무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으면 취업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공직자윤리법 시행령에 따르면 방사청과 그 소속기관에서 근무한 중령 이상의 군인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특정 분야의 공무원과 공직 유관단체의 직원으로서 퇴직 전 5년간의 직무와 관련된 업체나 기관에 취업하기 위해선 퇴직 후 3년 동안 취업심사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일부 방사청 소속 중령들은 전역 전 3년 이상 정출연에 근무하면서 취업심사 절차를 우회해 자유롭게 직무 관련 방산업체에 취업하고 있다. 대기업의 경우 대부분 부장, 중소기업의 경우 상무로 취업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현재 공직자윤리법 시행령이 방위사업청의 감독을 받는 공직유관단체의 직원 중 국방부장관이 임명하는 본부장급 이상의 직원이나 수석급 이상의 직원만을 취업심사 대상으로 삼는 허점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국방 정출연이 사업자 선정을 포함한 방위사업 관련 의사 결정과 이에 따른 각종 이권에 영향을 끼친다는 데에 있다.

국방 정출연 임직원과 소속 군인들은 사업자를 선정하는 제안서평가에 위원으로서 입찰 업체에 점수를 부여할 수 있다. 군의 무기체계 소요 결정 관련 회의체, 각종 허가 절차, 무기체계 시험평가 과정 등에도 참여하는 등 방위사업 전반에 끼치는 직간접적인 영향력이 상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 방위사업 시스템 내에서 방사청이 홀로 결정하고 추진할 수 있는 사안은 거의 없다"며 '방사청 파견 군인들은 정출연에서 큰 영향력을 끼치면서도 제한없이 업체에 바로 취업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정출연 관계자는 "정출연 파견 군인들이 방산업체 취업이 예정된 상태에서 내부 문서를 출력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라며 "재취업이 쉽다는 이유로 정출연에 주로 제대를 앞둔 군인들을 파견 보내는 관행도 국가 방위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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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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