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탱크 하나에 들어가는 LNG(액화천연가스)가 21만5000m³(입방미터)입니다. 울산GPS(GasPowerSolution) 발전소에 공급한다고 가정했을 때 울산 45만 가구가 6개월 이상 쓸 수 있는 전력이 생산됩니다. 도시가스도 마찬가지로 반 년 정도 쓸 수 있습니다. 탱크 2기를 짓고 있는데 이것만 가득 채워도 울산 사람들이 1년 동안 먹고 살 수 있습니다."
지난 20일 찾은 울산 북항에선 KET(코리아에너지터미널) 공사가 한창이었다. KET는 SK가스와 한국석유공사(KNOC)가 LNG의 도입·저장·공급을 위해 건설 중인 터미널이다. 석유제품 138만 배럴 및 LNG 135만 배럴 등 총 273만 배럴 규모의 탱크와 3대의 연료 수송선이 한 번에 정박·하역할 수 있는 규모다. 2024년 6월 상업운전 개시를 목표로 탱크 1기, 2기가 건설 중이며 지속적으로 추가수요를 확보하고 있다.

저장탱크는 외벽과 내부 지름이 각각 90.6m, 86m 규모로 축구장 하나를 방불케 하는 규모다. 탱크 외부와 내부 높이는 각각 54.7m, 38.7m에 이른다. 탱크 지붕은 'Roof Air raising(루프 에어 레이징)' 방식으로 올렸다. 바닥에서 지붕을 조립한 후 밀폐시킨 탱크 내부에 공기를 불어넣어 공기압이 유지되는 상태에서 공기량에 의해 올리는 방식이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약한 송풍으로도 1348톤에 이르는 무거운 지붕을 3시간이면 올릴 수 있다.
울산의 전기와 도시가스를 책임질 탱크인 만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공을 들이고 있다. '완전 방호식(Full Containment)'으로 건설 중이다. 밖에서 보면 커다란 콘크리트 탱크처럼 보이지만 기름이 외부 유출되는 것을 막는 다이크(방유벽)처럼 벽이 이중구조로 돼있다. 콘크리트 외벽의 1.5m 안쪽에 9% 니켈 합금강으로 만든 LNG 저장탱크를 세운다. 저장탱크에서 LNG가 유출돼도 콘크리트 외벽이 막아주는 구조다.
저장탱크 외벽도 일반 콘크리트가 아닌 '프리스트레스 철근 콘크리트'로 만든다. 콘크리트가 깨져 가스가 새면 국가적인 사고가 되기 때문에 가장 안전하게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지진이나 자연재해가 발생해도 멀쩡하기 위해 한국에서 가장 안전 등급이 높은 '프리스트레싱' 공법을 사용했다. 프리스트레싱은 건축 골조의 부재에 강철선 등을 넣어 내력이 생기도록 하는 작업이다. 탱크 외벽은 지반과 단단하게 이어져 5000년에 한 번 오는 지진 강도까지 버틸 수 있게 설계됐다.

LNG는 영하 162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보냉력도 중요하다. 외벽 사이와 탱크 바닥에 보냉재와 단열재를 설치한다. 모래, 유리섬유로 만든 벽돌(셀룰라 글라스 블록) 등이다. 이를 쌓으면 벽 두께가 3m에 달하게 된다. 탱크 윗부분은 특수 알루미늄 재질로 만든 천정으로 감싼다.
KET를 기반으로 한 LNG 사업은 다양한 수요처를 확보하고 있다. SK가스는 울산 남구에 약 1조2000억원을 투입해 1.2GW(기가와트) 규모의 세계 최초 LNG-LPG 복합화력발전소 울산GPS(GasPowerSolution)를 건설 중이다. 2024년 8월 상업가동을 목표로 하는 울산GPS는 연간 약 80만톤 규모의 LNG를 사용할 예정이며 KET를 통한 직도입으로 원가 경쟁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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