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만원짜리 1500만원에 리셀…'신발에 진심' MZ 마음 홀리는 이것

30만원짜리 1500만원에 리셀…'신발에 진심' MZ 마음 홀리는 이것

오진영 기자
2022.10.21 05:34
/사진 = 윤선정 인턴 디자인기자
/사진 = 윤선정 인턴 디자인기자

"가지고 있으면 멋도 있고, 나중에 되팔 때 가치도 엄청나 '재테크'할 수도 있어요."

직장인 이모씨(30)는 신발 60켤레 이상을 보유한 '콜렉터'(수집가)다. 유명 운동화 브랜드가 명품과 협업한 새 신발을 출시할 때마다 어김없이 구매를 위해 줄을 선다. 구매한 신발은 직접 보관하거나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구매가의 최대 10배에 달하는 가격에 재판매한다. 이씨는 "신발 수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신발의 유지·관리"라며 "관리에 드는 노력을 줄여주는 제품이 있다면 구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MZ세대(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 사이 태어난 2030세대) 신발 콜렉터들이 늘면서 가전업계가 새 형태의 가전제품으로 공략에 나섰다. 다소 비싼 가격이지만 신발 관리 성능과 깔끔한 디자인은 물론 백화점의 고급 전시장을 연상시키는 전시 성능을 겸비했다. 업계는 점차 커지고 있는 리셀(재판매) 시장을 주도하는 젊은층 소비자들이 가전 불황의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신발 리셀 시장은 점차 그 규모가 전세계적으로 커지고 있다. 미국의 투자은행 코웬앤드컴퍼니는 글로벌 스니커즈(밑창이 고무로 된 운동화) 리셀 시장이 2019년 20억 달러(한화 약 2조 4000억원) 규모에서 2025년 60억달러(약 7조 2000억원)으로 3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발은 나이키나 뉴발란스 등 특정 브랜드 모델이 인기를 끌면서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리셀 종목으로 꼽힌다.

국내에서도 신발 리셀은 MZ세대의 주요 트렌드가 됐다. 명품 브랜드와 협업한 스니커즈는 오픈런(개점 전부터 구매를 위해 달려가는 현상)의 주요 대상이 됐고, 판매가의 수십 배에 달하는 가격으로 재거래된다. 크림과 솔드아웃 등 리셀 플랫폼에 따르면 이날 기준 17만 9000원대 운동화는 10배가 넘는 220만원 선에서 거래되며, 35만 1100원 스니커즈는 40배가 넘는 1500만원대까지 치솟았다.

판매가 35만원대의 '나이키 에어 이지 2 레드 옥토버'. 희소한 수집 가치를 인정받으면서 즉시 판매가는 최대 1700만원까지 치솟았다. / 사진 = 크림
판매가 35만원대의 '나이키 에어 이지 2 레드 옥토버'. 희소한 수집 가치를 인정받으면서 즉시 판매가는 최대 1700만원까지 치솟았다. / 사진 = 크림

가전업계는 콜렉터들을 겨냥해 신발을 전문적으로 관리해 주는 가전제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150~200만원대의 가격으로 기존 의류 관리기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MZ세대가 선호하는 세련된 디자인과 신발 맞춤형 관리 성능을 갖췄다. 특히 콜렉터들의 수집 욕구를 자극하는 전시 성능을 대폭 강화하면서 기존 가전과 다른 독특한 형태의 제품이 됐다.

삼성전자가 오는 21일부터 선보이는 신발 관리기기 '비스포크 슈드레서' 한정판은 전통 자개공예에서 영감을 받은 '뉴트로'(새 것+레트로) 디자인을 채택했다. MZ세대가 선호하는 스니커즈 컨셉트 스토어인 케이스스터디와 협업했으며, '에어워시' 기능과 UV 냄새분해 필터를 탑재했다. 보관이 까다로운 신발 관리를 위해서 40℃ 이하로 건조해 주는 '저온 섬세 건조' 기능도 갖췄다.

LG전자도 연내 스타일러 슈케이스·슈케어의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신발은 손상되지 않도록 하면서 유해물질을 꼼꼼하게 제거해 주는 LG 스타일러만의 스팀 기술이 적용됐다. 슈케이스는 내부에 은은한 조명이 켜지고, 받침대는 백화점 진열장의 턴테이블처럼 360도로 회전시킬 수 있다. 다양한 형태로 배치가 가능해 나만의 전시장을 꾸밀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전 불황이 계속되고 있지만 독특한 형태의 제품은 젊은층 소비자를 중심으로 꾸준히 수요가 계속되고 있다"라며 "기존 가전과 다르게 소비자의 취향에 맞춘 형태로 탈바꿈한 가전제품 출시가 잇따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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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영 기자

안녕하세요. 정책사회부 오진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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