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에 최고' 글리세린 가격에 셈법 복잡해진 ECH 신사업

'2년만에 최고' 글리세린 가격에 셈법 복잡해진 ECH 신사업

김도균 기자
2025.03.17 06:00
동남아시아산 글리세린 중위 가격/그래픽=김현정
동남아시아산 글리세린 중위 가격/그래픽=김현정

방수재를 만들 때 쓰이는 글리세린 가격이 2년여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더 오른다면 대체재인 프로필렌과의 원가 구조가 역전될 가능성도 있다. 글리세린 기반의 방수재 원료 공장을 짓고 있는 OCI와 금호피앤비화학은 가격 변동을 주시하면서 원가 절감 방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16일 석유화학 업계에 따르면 동남아시아산 글리세린의 중위 가격은 지난달 27일 기준 톤당 985달러다. 2023년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600~700 달러에 머물던 글리세린 가격은 지난해 4분기부터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중위 가격 기준 지난해 10월10일 705달러에서 지난해 말에는 795달러까지 올랐다. 지난달 13일 930달러를 넘긴 데 이어 2022년 하반기 이후 2년여만에 1000달러대 진입을 눈앞에 두게 됐다. 글리세린을 원재료로 만들어지는 에피클로로히드린(ECH)은 건설·조선·자동차 업계 등에서 사용하는 방수재의 중간원료가 된다.

글리세린 가격이 오른 건 유럽연합(EU)의 바이오연료 규제에 따라 글리세린 공급이 줄었기 때문이다. 글리세린은 팜유를 바이오연료로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데 유럽은 지난해 3월 팜유 기반 바이오연료를 신재생에너지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이후 팜유 기반 바이오연료 생산이 줄면서 그 부산물인 글리세린 공급도 내리막길을 걷게 됐다. 이에 더해 동남아시아 기후 변화로 팜유 작황이 불안해진 것도 글리세린 가격 상승의 한 요인이다.

글리세린 공법의 ECH 공장을 짓고 있는 OCI·금호피앤비화학은 글리세린 가격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두 회사의 합작사인 OCI금호는 내년부터 말레이시아 사라왁주 사말라주산업단지에서 방수재의 원료인 ECH를 생산할 계획이다. 예상되는 생산량은 연 10만톤 규모이며 올해 말 준공 예정이다.

글리세린 가격이 1100달러 선을 넘길지 여부가 분수령으로 꼽힌다. 글리세린의 대체재인 프로필렌과 원가 구조가 역전되는 변곡점이어서다. 롯데정밀화학, 한화솔루션 등이 ECH를 생산할 때 쓰는 프로필렌은 현재 톤당 850달러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글리세린보다 톤당 가격이 저렴하지만 같은 양을 투입했을 때 글리세린의 효율이 더 높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글리세린 가격이 현재보다 100달러 이상 오른다면 유불리가 뒤바뀔 수 있다고 본다.

글리세린 가격을 따라 ECH 판매가격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OCI금호는 일단은 낙관하는 분위기다. 실제 지난달 말 거래된 ECH 중위 가격은 톤당 1400달러인데 지난해 2월 1100달러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300달러가량 올랐다. 이같은 구조라면 글리세린 가격 상승분을 판매가격에 전가시킬 수 있다. 또 EU와 달리 동남아시아 국가 상당수는 팜유 기반 바이오디젤 혼합 비율을 늘리는 등 장려책을 쓰고 있어 글리세린 공급 축소 우려도 제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리세린 수급과 관련된 부정적 요소와 긍정적 요소가 혼재하는 만큼 지켜봐야 한다"며 "OCI금호 준공까지 아직 시간이 남은 만큼 글리세린 조달 관련 원가 절감 방안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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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균 기자

안녕하세요. 산업1부 김도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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