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시프트-플라스틱 순환경제] ③ 속도조절에도 순환경제로 나아가는 이유


"단기적인 정책 변화는 있을 수 있지만 산업의 리더십은 변함없이 중요하다. 산업이 지속가능한 해결책을 선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GIC(글로벌임팩트연합)의 찰리 탄 CEO(최고경영자)는 지난 10일 독일 루트비히스하펜에 위치한 바스프(BASF)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그린 산업의 백래시 우려가 증폭되고 있는 것에 대한 답이었다. GIC는 LG화학·바스프 등 글로벌 화학사들을 회원으로 둔 협의체로 플라스틱 등 순환경제 구축을 목표로 한다.
플라스틱 순환경제가 거시 이슈로 주춤하고 있지만 방향성은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을 탄 CEO가 강조한 것이다. 그는 "환경 정책 추진력은 지역마다 다소 흐름 변동이 있지만, 전반적인 방향성은 명확하다"며 "시장의 요구, 이해관계자의 기대, 그리고 환경 문제의 시급함이 지속적인 산업의 진보를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탄 CEO는 "지난 10여년간 지속가능성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지만, 크게 감지되는 변화는 없다"며 "화학 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탄소 배출을 줄이고 순환경제를 가속화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힘을 줬다.
최근 플라스틱 순환경제는 속도조절 과정을 거치고 있다. 글로벌 경기 불황이 지속되며 기업들이 불확실성에 투자하는 것을 꺼리고 있어서다. 대표적으로 코카콜라는 2030년까지 재활용 플라스틱 비중을 50%로 높이겠다는 기존 계획을 축소(2035년 35~40%)했다. 국내에선 SK지오센트릭이 울산 폐플라스틱 재활용 종합단지 건설이 무기한 연기했다. 롯데케미칼은 울산 2공장 내 해중합 설비 가동 시점을 기존보다 3년 늦춘 2027년으로 조정했다.

장기적 시장성은 여전하다는 게 지배적 시각이다. 전세계 플라스틱 재활용 시장 규모는 2023년 694억 달러(약 95조원)에서 2030년 1200억 달러(약 163조원)로 지금보다 두 배 가까이 커질 전망이다. 글로벌 플라스틱 폐기물 양이 2010년 2억5000만톤에서 2020년 3억6000만톤으로 늘어난 상황 속에서 거의 유일한 대안으로 간주된다. 화학 기업들은 단순 재활용 소재 생산에서 벗어나 폐기물 수집, 파쇄, 분류, 신소재 개발 등을 포괄하는 풀밸류체인을 구축하는 방식으로 질적인 도약을 추구하고 있다.
GIC의 핵심 멤버이자 세계 최대 화학 기업인 바스프 역시 같은 입장이었다. 바스프는 2023년에만 지속가능 솔루션 R&D에 10억 유로(약 1조5900억원)를 투자할 정도로 그린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한국 출신으로 바스프에서 24년째 활동하고 있는 최녹영 리더는 "바스프는 화학적 재활용에 초점을 맞추고 해중합, 열분해 등에 계속 투자하고 있다"며 "2030년엔 제품 총매출에서 20%는 재활용 함량 소재를 20% 이상 함유하는 제품으로 채우겠다는 목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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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리더는 "소비자가 '같은 가격으로 기존 제품을 살 수 있는데 20% 재활용 제품 같은 게 무슨 소용이냐' 이렇게 생각한다면 기업들도 투자하기 어려워진다"며 산업의 안착을 위한 각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중국이 친환경 기술에 투자한다고 하면 엄청나게 빨리 따라올 건데, 이 역시 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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