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마무리된 지 열흘이 넘었지만, 완성차 업계의 시름은 지속되는 모습이다. 자동차 품목 관세 발효 시점이 정해지지 않아 지난 4월부터 적용된 25%에 달하는 관세를 계속 부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선 관세로 인한 완성차 업체들의 부담이 큰 만큼 정부의 세제 혜택 등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미국과의 자동차 품목 관세 발효 시점이 다음달 중순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구체적인 시행 시점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앞서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가장 먼저 타결한 영국의 경우 협상에서 발효까지 54일이 소요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난달 30일 관세 협상을 마무리한 한국도 자동차 품목 관세 시행까지 50일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먼저 협상을 완료한 일본, EU마저 아직 품목 관세 시행 시점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영국이 약 50일 걸렸는데, 그게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관세 발효 시점이 9월 말로 예상되면서 국내 완성차 업계의 고심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관세 협상이 15% 선에서 마무리된 것에 한시름 놓긴 했지만 3분기에도 25%에 달하는 관세 부담을 그대로 져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 4월부터 적용된 관세로 2분기에만 8300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부담해야 했는데, 이러한 흐름이면 3분기에는 1조원 넘는 영업이익 감소가 예상된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관세 확정이 지연되면서 수출 물량 조정, 인센티브 비용, 공급망 조정 등 주요 계획을 세우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불확실성이 길어질수록 글로벌 시장 대응이 늦어지고 그만큼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관세 발효 시점에 상관없이 자동차 산업을 위해 △국내 생산 촉진 세액 공제 △시설 투자 세액 공제 15% -> 25% 확대 △부품 업체 긴급 경영 안정 자금 등 지원책이 하루빨리 마련돼야 한다고 요구한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의 주요 대선 공약 중 하나였던 국내 생산 촉진 세액 공제가 절실하단 입장이다.
강남훈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회장은 "업체들이 0%에서 15%가 된 관세를 이겨내기 위해 현지화 투자도 하고 수출 다변화도 하고 있지만 이들의 힘만으로는 역부족"이라며 "정부도 완성차 업계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특단의 정책 지원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