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L그룹의 자율주행 전문기업 HL클레무브가 북미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자율주행 차량에 들어가는 카메라·레이더·제어기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 등 주요 완성차업체의 북미 판매 확대가 맞물리면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HL클레무브의 올 상반기 매출은 90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2% 증가했다. 이는 HL만도 상반기 전체 매출(4조6719억원)의 19.4% 수준이다. 2023년과 2024년 18% 초반대에서 올해는 20%에 육박할 수 있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HL클레무브는 HL만도가 지분 100%를 보유한 자율주행·모빌리티 전문 자회사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ADAS와 자율주행을 위한 카메라·레이더·제어기 등 핵심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제공한다. 제동·조향 ECU, 조향 센서, 가상엔진사운드시스템(AVAS) 등 차량 전동화에 필수적인 전자부품도 설계·제조한다. 2021년 12월 HL만도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사업부와 센서·전자제어장치(ECU) 제조 자회사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를 합병해 출범했다.
실적 확대 배경엔 북미 매출 증가가 있다. 과거 한국 의존도가 높던 구조에서 북미 비중이 빠르게 커졌다. 지난해 HL클레무브의 북미 매출은 2199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1948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한 해 매출의 89% 수준을 달성했다. 올 상반기에 처음으로 중국 매출(1521억)을 넘어섰다. 모회사인 HL만도의 연결 실적에서 차지하는 존재감도 뚜렷해지고 있다. 2023년 HL클레무브의 북미 매출은 HL만도 북미 매출의 4.1%에 불과했지만, 2024년 14.5%, 2025년 상반기 22.6%까지 뛰어올랐다.
최대 매출처인 현대차그룹이 관세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 현지에서 생산과 판매를 확대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현대차·기아는 HMGMA(현대차그룹메타플랜아메리카) 등 현지 공장을 본격 가동하면서 SUV(다목적스포츠차량)·전기차 신차 공급을 늘리고 있다. HL만도의 지난해 매출에서 현대차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44%다. 제네럴모터스(GM) 그룹을 포함한 북미 거점 완성차업체의 비중은 약 27%다.
자동긴급제동(AEB) 등 안전 규제가 점차 강화되면서 완성차 업체들의 ADAS 부품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지난해 5월 자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승용차와 트럭 신차에 대해 2029년 9월까지 AEB 시스템 장착을 의무화하는 규정을 신설했다. AEB는 카메라나 레이더 등 센서를 활용해 차량이 충돌 직전 자동으로 브레이크가 작동하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북미는 SUV·픽업 등 대형차 위주 시장 구조 탓에 차량당 장착되는 부품 개수도 많다. HL클레무브가 공급하는 레이더·카메라 등은 규제 대응과 직결된 제품군이다.
기술 경쟁력 강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HL클레무브는 퀄컴과 손잡고 차세대 통합 고성능 컴퓨터(HPC)를 개발 중이다. 퀄컴의 '스냅드래곤 라이드 플렉스 플랫폼'을 채택해 단일 칩에서 자율주행과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동시에 구현, SDV(소프트웨어중심차) 핵심 기술을 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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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올해 말부터 북미 고객사에 ADAS 공급이 시작되면서 추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관세 불확실성이 있지만 멕시코 공장을 통한 현지화와 고객사 비용 분담을 통해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