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학규 초대 사업지원실장
DS·DX 두루 거친 전략통
미래먹거리 확보 등 '기대'

새로운 '삼성 2인자'에 발탁된 박학규 신임 삼성전자 사업지원실장(사장·사진)의 최우선 과제는 '뉴삼성' 안착이 될 전망이다. 조직의 사기진작과 분위기 일신은 물론 본원적 경쟁력 회복을 위한 여건조성 등이 주요 과제로 꼽힌다.
9일 재계에 따르면 박 신임 실장이 풀어가야 할 주요 과제는 △내부 전열정비 △기술경쟁력 강화 △대규모 M&A(인수·합병) 준비 등으로 압축된다. 박 신임 실장은 그룹 내 대표적인 전략통이다. 삼성전자의 양대 축인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과 DX(디바이스경험)부문 모두에서 경영지원실장을 역임한 만큼 조직 내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아 안팎에서 기대치가 높다.
먼저 조만간 이어질 임원인사 등을 통해 사내 기강확립과 신상필벌 원칙을 분명히 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불확실성과 경쟁격화 등 위기상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긴장감은 유지하되 실적 호조세를 살려갈 유인책 등을 마련하는 게 핵심이다.
근래 수년간 반도체사업 경쟁력 약화 등으로 기술인력 이탈, 사기저하가 계속됐기 때문에 조직 내 기류를 다잡는 것은 박 신임 실장의 당면과제다.
또 문자 그대로 '사업지원'을 총괄하는 수장으로서 삼성의 기술경쟁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반도체의 경우 메모리부문에서는 HBM4(6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의 엔비디아 공급,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서는 연이은 대형수주가 이어지지만 글로벌 경쟁여건을 고려하면 한순간도 방심할 수 없다. 가용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해 '업의 본질'과 관련한 부분에는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재계 관계자는 "반도체사업이 회복세인 것은 맞지만 이것이 100% 삼성의 실력인가에 대해서는 고민해봐야 한다"며 "업황개선이나 AI(인공지능)산업 호황의 영향이 아닌 기술력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지금은 보다 적극적인 투자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경쟁력 확보를 위한 대규모 M&A도 검토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레인보우로보틱스의 경영권 지분을 인수한 데 이어 △마시모 오디오사업부 △중앙공조 전문기업 플랙트그룹 △디지털헬스케어 플랫폼 젤스 등의 인수를 결정했으나 플랙트그룹 인수가 8년 만의 '조단위' 거래였을 정도로 상대적으로 M&A에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이재용 회장이 사법 족쇄에서 풀려났기에 앞으로는 보다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 회장이 재무·전략통을 2인자로 기용한 것은 사업구조 개편과 재무구조 개선에 방점을 둔 결정"이라며 "사법리스크에서 벗어난 뒤 과감한 의사결정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금력 확보다. 이번 인사는 투자를 위한 실탄 마련을 염두에 둔 전략적 조치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