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유·석화의 위기....원료용 중유 개별소비세 검토를

[기고] 정유·석화의 위기....원료용 중유 개별소비세 검토를

윤성만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2025.11.11 04:10
윤성만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윤성만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현행 조세법 등은 석유류에 대한 총 6개 세목과 3개 부과금을 각 정제공정과 거래단계별로 부과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세입은 국가 일반재정의 재원과 더불어 직접세 성격인 4개의 특별회계와 1개의 기금 재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처럼 석유류에 대한 복잡한 과세체계를 가지고 있으면서, 이 재원으로 다양한 정부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일하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정유산업이 글로벌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계 5위의 정제능력을 갖춘 우리나라 정유산업의 동력을 유지하게끔 정부는 글로벌스텐다드와 정부지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게 바로 원료용 중유에 대한 개별소비세 과세다. 산유국을 포함한 주요 경쟁국은 원유와 같이, 원료용 중유에 대해서 과세를 하지 않는다. 대신 생산된 석유제품이 유통되고 연료로 사용될 때 과세가 이루어진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다양한 특별회계와 기금 재원마련에 초점을 두고 정제단계에 투입되는 중유까지 과세하고 있어, 글로벌스텐다드와는 괴리가 크다.

한편, 최근 국내 석유화학산업은 위기이다. 1980년대 제2차 오일쇼크, 1990년대 걸프전쟁과 IMF 외환위기 그리고 2012년~2014년 원유공급량 증가와 공급과잉 등 국제적인 수급과 유가의 불안정할 때마다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위기가 뒤따랐다. 이번에도 국내 석유화학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인데, 특히 여수, 울산 및 대산 등 석유화학산업 3대 지역이 지방이다. 그래서 이 위기는 지역경제까지 큰 영향을 주어 지역균형발전 정책에도 적신호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정부지원 원칙도 제시하였지만, 세부사항에는 원료용 중유에 과세되는 개별소비세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정제 원료용으로 사용되는 중유에 부과되는 세금비용을 면제시켜 정제생산 원가를 절감시켜 주는 것이 이 위기상황에서 큰 정부지원이 될 수 있다.

또한 중유는 에너지원 중의 하나이며 원유를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기도 하다. 물론 중유를 연료용 그대로 사용할 경우 환경문제를 더 많이 유발한다고는 하지만, 원료용 중유는 원유를 대체하여 안정적인 수급에 기여하고 있다. 원유와 중유 공급망을 균형있고 효율적으로 유지해야만 에너지 안보를 보장받을 수 있다. 소수 국가들의 의존도를 낮추고 보다 많은 국가들로 수입을 확대하여 의존도를 분산시켜야 한다.

원료용 중유에 대한 개별소비세 이슈는 산업계와 학계에서 지적해 오던 이슈였다. 그러나 최근 석유화학산업의 구조개편, 핵심원료 공급망의 재편 그리고 에너지안보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원료용 중유에 대한 개별소비세 면세는 여러 난국을 해결할 수 있는 기회다.

최근 다시 의원입법안으로 원료용 중유에 대한 개별소비세 면세를 추진하는 것이 확인되었다. 예전 이 면세제도를 추진하였던 시대적 환경과 지금의 상황은 산업적․안보적 측면에서 사뭇 다르다. 또한 석유화학산업단지를 되살려 지역균형발전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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