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호 KISTEP 센터장 "韓, 피지컬 AI 메카 가능"

조성호 KISTEP 센터장 "韓, 피지컬 AI 메카 가능"

황종덕 혁신전략팀 부장, 안재용 기자
2025.12.04 13:30

[키플랫폼 AI 인사이트] 조성호 KISTEP 센터장 인터뷰

[편집자주] 챗GPT 등장 이후 AI가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이제 AI는 단순한 기술 트렌드를 넘어 국가와 기업, 개인의 경쟁력을 좌우할 패러다임의 변화가 됐다. AI는 LLM(대규모 언어모델)을 넘어 에이전틱 AI와 피지컬 AI로 진화하면 변화의 속도는 더 빨라질 전망이다. 특히 피지컬 AI는 제조 강국 대한민국의 명운을 가를 키워드가 될 수 있다. AI 시대를 이해하고 변화를 기회로 삼아 현명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한 발 앞선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조성호 KISTEP 성장동력센터장/사진제공=KISTEP
조성호 KISTEP 성장동력센터장/사진제공=KISTEP

"한국에 엔비디아 블랙웰(GB200) 칩이 26만 장 들어온다. GPU(그래픽처리장치)를 이 정도 갖고 있는 국가는 미국과 중국뿐이다. 이를 잘 활용하면 한국이 중국을 제외하고 독보적인 '피지컬 AI'(물리적 인공지능) 메카가 될 수 있다."

조성호 KISTEP(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성장동력사업센터장은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AI(인공지능) 산업에 대해 "블랙웰의 성능이 기존 칩보다 수십 배가 좋아, 기존 주력 GPU인 호퍼(H100) 기준으로 하면 100만 장 이상이 국내로 들어오는 효과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는 지난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만나 2030년까지 한국에 최신형 GPU 26만 장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GPU는 AI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핵심 반도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따르면 26만 장 중 약 5만 장은 공공부문에, 나머지는 삼성·SK·현대자동차그룹(각 5만 장)·네이버(6만 장) 등 산업계에 배분된다.

조 센터장은 확보된 GPU를 '한국형 피지컬 AI 설루션'을 구축하는 데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조업 데이터 보안을 유지하고 불필요한 국부 유출을 막기 위해서다. 조 센터장은 "(피지컬 AI 관련) 국내 설루션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며 "이왕 들어갈 비용이라면 글로벌 빅테크(기술 대기업)가 아니라 국내 기업으로 순환되는 게 더 좋다"고 말했다.

피지컬 AI란 AI가 로봇과 자동차 등 물리적 실체를 가진 장치에 탑재돼 실제 환경에서 움직이고 보고 듣고 행동하며 주어진 작업을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예컨대 기존의 로봇팔이 사전에 저장된 작업만 수행했다면 피지컬 AI는 자율적으로 환경에 맞게 조절하면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조 센터장은 피지컬 AI에 대해 "현재 적용되는 분야는 협동 로봇 등 제조, 자율주행 등 모빌리티가 있고 두 분야의 궁극의 기술이 하나로 합쳐지는 것이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형 설루션을 강조하는 이유는 최근 피지컬 AI가 해외 컨설팅사의 노하우, 글로벌 빅테크의 클라우드 자산·AI 등을 결합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어서다.

조 센터장은 "최근에는 매킨지앤컴퍼니, 액센추어, 베인앤컴퍼니 등 컨설팅사가 제조혁신을 추진하는 수요 기업에게 과거처럼 직접 설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기업을 진단한 후 수요 기업에 맞는 전문 클라우드 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등을 연결해 주는 방식으로 AX(인공지능 전환)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클라우드서비스를 쓴다는 것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이 마련해 놓은 표준화된 데이터 포맷에 수요기업의 데이터를 저장한다는 것"이라며 "해당 데이터가 (AI 모델과 결합돼) 피지컬 AI로 발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AX를 통해 제조업 혁신을 이루려면 데이터의 측정과 저장, AI 모델 개발 등이 필요한데 글로벌 빅테크들이 클라우드서비스를 통해 데이터 저장 관련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 센터장은 "(AI 모델을) 오픈소스로 가져오더라도 우리 설루션이 없으면 우리나라 제조업이 미국 클라우드서비스와 컨설팅사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며 "한번 아이폰 쓰면 계속 아이폰 쓰고, 한번 안드로이드폰 쓰면 계속 안드로이드폰 쓰는 상황이 국내 공장들에게도 벌어진다는 얘기"라고 짚었다.

국내 클라우드서비스가 없을 경우 한국 제조업체들의 노하우가 해외로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았다. 조 센터장은 "AI 시대가 오면 데이터가 돈인데 한국은 거의 모든 산업을 갖고 있는 국가로 중국 다음으로 강력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며 "그 데이터를 해외 클라우드에 저장해 놓으면 유출되지 않는다는 보장을 할 수 없고 그런 의미에서도 소버린 AI(주권을 가진 AI) 생태계 안에서 데이터를 지키는 국내 설루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센터장은 AX를 위해 국내 기업들이 적절한 데이터를 쌓는 것도 필수로 꼽았다. 그는 "데이터라는 것이 쌓는다고 다 인포메이션(정보)이 되지는 않는다"라며 "구조화된 데이터를 축적해야 하고, 구조화하는 것이 설루션"이라고 조언했다.

국내 기업들이 제조 관련 데이터를 충실히 쌓으면 AI 오픈소스(공개된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피지컬 AI를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 센터장은 "인더스트리 4.0의 종착점이 생산에서 출하까지 한 회사 안에서 최적화하는 것이라면 인더스트리 5.0은 공급망 전체의 최적화가 될 것"이라며 "공장과 공장을 최적화하려면 여기서도 돌아가고 저기서도 돌아가야 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표준화, 오픈소스 활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 센터장은 이 같은 문제가 해결되면 한국이 제조업 강국에서 피지컬 AI 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 센터장은 "인구 1만 명당 로봇 보유 비중이 전 세계에서 1위인 국가가 한국"이라며 "역설적인 건 그 로봇, 장비를 사람이 붙어서 저부가 제품을 생산하는 데 쓰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센터장은 "(우리나라에는) 장비도 있고 데이터 밑천도 있는만큼 이 부분을 혁신해서 미국 수준으로 맞추면 노동생산성을 현재의 2배 수준으로 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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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혁신전략팀 황종덕 혁신전략팀 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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