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판 수요 확대에 FC-BGA 높은 가동률 지속…국내외 생산능력 확대도 속도

AI(인공지능) 반도체 기판 수요 확대에 힘입어 삼성전기(1,289,000원 ▼295,000 -18.62%)와 LG이노텍(661,000원 ▼81,000 -10.92%)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상향 조정됐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장기 물량 확보를 위해 생산라인 증설 비용을 선수금으로 부담하는 계약 구조가 확산하면서 비수기에도 높은 가동률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는 4015억원으로 △3개월 전(3458억원) △1개월 전(3814억원)보다 껑충 뛰었다. LG이노텍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3개월 전 1199억원 △1개월 전 1461억원에서 1803억원으로 꾸준히 올랐다. 이에 따라 양사의 올해 연간 합산 영업이익은 2조82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AI 투자 확대에 따라 FC-BGA(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 등 고부가 반도체 기판 수요가 증가한 것이 실적 전망 상향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FC-BGA는 반도체 칩과 메인 보드를 연결하는 핵심 부품이다. AI 반도체는 일반 PC나 스마트폰용 반도체보다 입출력(I/O)이 많고 전력 소모와 발열이 커 고성능 FC-BGA 채택이 확대되는 추세다. 통상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효과가 둔화하는 2분기는 기판 사업의 비수기로 분류되지만 AI 반도체용 기판 수요가 이를 상당 부분 상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생산라인도 풀가동에 가까운 수준이다. 권민규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의 FC-BGA 가동률은 2분기 90% 초반까지 상승하고 올해 하반기 풀가동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LG이노텍도 FC-BGA 생산라인을 사실상 풀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글로벌 빅테크들이 장기 물량 확보를 위해 생산라인 증설 비용을 선수금으로 부담하는 계약도 확산되고 있다. 조지태 LG이노텍 패키지솔루션사업부장 전무는 최근 "FC-BGA 확장 투자를 위해 2개 고객사와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고객 맞춤형 기판 수요 확대도 같은 맥락이다. 여기에 빅테크 기업들이 ASIC(주문형 반도체) 등 자체 설계 반도체 칩 개발을 확대하면서 커스텀 기판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AI용 FC-BGA는 고객사별 맞춤형으로 개발된다"며 "고객사마다 반도체 설계가 달라 이에 최적화된 기판 생산능력을 선점하기 위한 투자와 협력이 확대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안정적인 중·장기 수요를 확보한 양사는 생산능력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기는 세종사업장에 8조원을 투자해 AI 서버용 고성능 패키지 기판 생산라인과 R&D(연구개발) 시설을 확충한다. 부산사업장에도 15조원을 투자해 AI 서버용 패키지 기판과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생산라인을 증설할 방침이다. 최근에는 베트남 타이응우옌 공장 생산 확대를 위해 12억달러(약 1조8000억원) 규모의 투자 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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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은 베트남 하이퐁 반도체 기판 공장 증설을 앞두고 있다. 앞서 지난해 3월에는 FC-BGA 양산라인 확대를 위해 구미사업장에 6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장기적으로 2031년까지 패키지솔루션사업 영업이익을 1조원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선수금을 기반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방식이 자리 잡으면서 기판 사업의 수요 불확실성이 이전보다 크게 낮아졌다"며 "고객사는 안정적으로 물량을 확보하고 제조사는 투자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