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한화시스템 구미 신사업장

지난 12일 방문한 경북 구미 한화시스템 신사업장. 제조동 1층에선 'K방산' 대표 수출품인 천궁-II 다기능레이다(MFR)의 안테나의 시험 공정이 한창이었다. 요란한 소리를 내며 1.5초에 한바퀴씩 빠르게 회전하는 안테나는 수백 킬로미터(㎞) 내 적의 항공기, 탄도탄 등을 탐지할 수 있다고 한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국내 최초 원스톱 생산라인이 구축된 중·대형 레이다 조립과 시험장"이라고 이곳을 소개했다.
전세계적으로 K방산 기술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는 가운데 지난달 25일 준공식을 마친 한화시스템 구미 신사업장은 방산 수출의 전초기지가 될 전망이다. 총 2800억원이 투입된 신사업장은 약 2만7000평으로, 기존 사업장(1만3630평) 대비 두 배 이상 규모에 달한다. 생산능력도 과거 대비 30~40% 확대됐다. 향후 10년 이상의 글로벌 방산 수출 시장 성장세를 고려해 설계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실제로 신사업장에서 생산되는 주요 제품인 △천궁-II MFR △함정 전투체계(CMS) △전차 조준경 등은 한화시스템의 대표 수출품이다. 2022년엔 아랍에미리트(UAE),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올해는 이라크에 조단위의 천궁-II MFR을 수출했다. 필리핀 해군 함정 13척에는 국산 CMS가 탑재됐다. K방산의 스테디셀러인 K9 자주포, K2 전차의 사격통제시스템도 이곳에서 생산된다. 올해 구미 사업장 매출의 30%는 수출에서 발생했으며, 향후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구미 신사업장의 또 다른 경쟁력은 최첨단 시설이다. 약 500평 규모의 항공용 고정밀 전자광학제품을 생산하는 무진동 청정실의 청정도는 무려 1만 클래스(가로·세로·높이 30㎝ 공간에 0.5㎛(마이크로미터) 먼지 입자 1만개 이하)다. 이는 통상 반도체 공장에 준하는 수준이다.
신뢰성 시험실에선 다양한 환경조건에서 제품의 내구성과 수명 등을 평가하고 있다. 영하 74도에서 영상 177도까지의 극한 온도, 고도, 습도, 진동, 충격 조건을 모두 통과해야 한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중동 사막부터 알래스카의 혹한까지 견딜 수 있어야 한다"며 "해외 고객들의 요구사항이 점점 까다로워지는만큼 국제공인시험기관의 인증을 받아 객관성과 공신력을 확보했다"고 했다.

40년간 공들여온 함정 전투체계(CMS)를 개발하는 해양연구소도 규모를 늘렸다.
함정의 두뇌에 해당하는 CMS는 전투용 함정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체계다. 현재 한화시스템은 고속전투함, 구축함, 호위함 등 대한민국 해군 함정 99%에 CMS를 공급하고 있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치열한 수주전을 벌이고 있는 한국형차기구축함(KDDX)의 CMS와 MFR 개발 사업도 이미 2020년 계약을 마치고 시험 수행을 진행하고 있다. KDDX에 탑재될 CMS는 대공전·대함전·전자전·대지전 등 동시 다발적인 전투상황에서 함정의 지휘 및 무장통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최첨단 정보통신(IT) 기술이 적용된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앞으로 글로벌 수출 물량 증가 추이와 차세대 무기체계 사업 확정에 맞춰 유휴 부지에 대한 추가 증설 라인과 자동화 설비 도입 등 설비 고도화도 단계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