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징가Z 프로젝트 중개인 '제로 쿠'는 누구?

마징가Z 프로젝트 중개인 '제로 쿠'는 누구?

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2026.01.13 07:01

[선임기자가 판다]홍콩 섬유업자 B형 간염치료 회사 설립…윤관 BRV 대표 부친 고 윤태수 대영 회장과 40년 지기

B형 간염치료제 업체로 알려진 헤파가드 홈페이지에는 제로쿠 회장(위에서 두번째)을 비롯해, 6년전에 타계한 고 한상태 박사와 11년전에 타계한 고 정태호 박사가 이사진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헤파가드 홍콩 홈페이지 캡쳐
B형 간염치료제 업체로 알려진 헤파가드 홈페이지에는 제로쿠 회장(위에서 두번째)을 비롯해, 6년전에 타계한 고 한상태 박사와 11년전에 타계한 고 정태호 박사가 이사진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헤파가드 홍콩 홈페이지 캡쳐

"제로쿠(Jerro Koo) 회장님은 저희 아버지(고 윤태수 대영 회장)와는 40년지기로 의형제다."(윤관 BRV 대표)

"제로쿠 삼촌은 저의 선친(고 구본무 LG선대 회장)과는 10년 이상 가까이 지내신 분이다."(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윤관 블루런벤처스(BRV) 대표와 부인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의 자본시장법 위반 재판에서 수차례 나온 이름이다. 두사람 모두 코스닥 상장사인 메지온에 투자하게 된 계기가 '제로쿠'라는 인물로부터 이 회사의 미래 성장 가능성에 대해 들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동안 메지온과 BRV를 연결해준 제로쿠 회장이 "누구인지"를 묻는 검찰이나 재판부의 질문에 피고인 측은 "오랜 지인"이라고만 소개해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제로쿠 회장은 마징가제트 프로젝트 중개로 투자액 500억원의 3%에 해당하는 수수료(약 15억원)를 챙긴 것으로 보인다.

13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제로쿠(顧錦國: 고금국) 회장은 홍콩에서 섬유사업을 했던 인물로 중견 합섬직물 전문업체였던 대영을 이끌던 고 윤태수 대영 회장(2008년 작고, 윤관 대표의 부친)과는 섬유 수출 과정에서 인연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같은 섬유업종의 사업을 하면서 국내에서도 함께 사업을 한 정황이 있다.

제로쿠 회장은 섬유사업을 하던 중인 1985년 B형 간염에 감염돼 10년간 고생하던 중 고 한상태 박사(WHO 서태평양지역 사무장)와 고 정태호 박사(아시아간염 연구소 소장-경북대 의대교수)와의 인연으로 B형 간염치료제를 개발해 완치된 후 이 아이템으로 헤파가드 그룹을 1996년 홍콩에 설립한다.

이어 1997년 한국에도 헤파가드(설립초기명 헤파그린)코리아를 설립했는데 이 회사의 이사진에 고 윤 회장의 장남인 윤O씨(현 미국 대학 교수)와 부인인 최O자씨가 참여했다. 약 30년전 제로쿠 회장과 윤 대표 집안간 사업 협력이 이뤄진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제로쿠 회장이 홍콩에 설립한 헤파가드의 한국지사인 주식회사 헤파가드에는 1997년에 윤관 BRV 대표의 형인 윤모씨와 모친인 최모씨가 이 회사의 등기이사로 등재돼 있다./ 2017년 청산종결된 헤파가드코리아의 법인 등기부등본.
제로쿠 회장이 홍콩에 설립한 헤파가드의 한국지사인 주식회사 헤파가드에는 1997년에 윤관 BRV 대표의 형인 윤모씨와 모친인 최모씨가 이 회사의 등기이사로 등재돼 있다./ 2017년 청산종결된 헤파가드코리아의 법인 등기부등본.

주식회사 헤파가드 법인등기부등본을 보면 1997년 7월과 12월에 각각 윤씨와 최씨가 이사로 취임해 윤관 대표가 제로쿠 회장을 "부친과 40년 지기의 의형제"라고 표현한 이유를 알 수 있다. 구 대표는 고 구본무 회장(2018년 작고)과의 10년 인연을 거론하며 '제로쿠 삼촌'이라고 호칭했다. 윤 대표와 결혼한 구 대표는 2006년 이후 제로쿠를 소개받아 알고 지냈던 것으로 추정된다.

윤 대표가 국세청 및 강남세무서와 진행하고 있는 종합소득세 청구 취소 소송이나 BRV 펀드가 진행하고 있는 법인세 취소 소송에서 자주 등장하는 'BRV케이만'에서도 제로쿠 회장의 흔적이 보인다.

원래 윤대표가 BRV케이만을 2012년에 설립할 당시에는 100% 지분을 갖고 있다가 이듬해에 지분 60%를 BRV홍콩 직원에게 넘겼고, 2015년 다시 이 지분은 비비안 쿠(Vivian Koo)에게로 넘어갔다. 이 비비안 쿠가 제로 쿠 회장의 딸로 알려져 있다. 윤 대표도 비비안 쿠를 오랜 지인의 딸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현재 BRV 케이만의 지분은 윤 대표 20%, 윤대표의 누나인 윤모씨가 20%, 비비안쿠가 60%로 돼 있다. 국세청은 윤 대표가 세금을 회피할 목적으로 '명의신탁'의 형태로 지배력을 비비안쿠에 넘겼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1996년 설립된 헤파가드 그룹은 현재까지도 홈페이지를 유지하고 B형 간염치료제와 관련된 사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회사 홈페이지의 최고경영진에는 6년전에 타계한 한상태 박사가 헤파가드 그룹 회장으로, 11년전 타계한 정태호 박사가 의료원장으로 여전히 이름을 올려놓고 있어 실제 운영되는 회사인지, 홈페이지 관리 부실 때문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제로쿠 회장과 헤파가드 홍콩 측의 공식 이메일 등을 통해 질의서를 보냈으나 아무런 답을 받지 못했다. 또 BRV코리아에도 수차례 전화 연락을 했으나 전화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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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기자의 생명은 현장에 있다' 머니투데이 산업1부 선임기자(국장대우)입니다. 추천도서 John Rawls의 'A Theory of Just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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