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478,500원 ▼11,000 -2.25%)그룹 로봇 전문 계열사 보스턴다이나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이 영국에서 원자력 시설 해체 작업의 '특급 도우미'로 활약하고 있다. 로봇이 고위험 환경에서 사람을 대신해 작업을 수행함으로써 산업 현장의 안전성과 지속가능성을 높인 셈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영국 원자력 시설 해체 당국 산하 공기업인 '셀라필드'는 최근 스팟을 핵시설 해체 현장에 투입해 운영하고 있다.
셀라필드는 영국 내 원자력 시설 해체와 방사성 폐기물 관리를 담당하는 공기업이다. 방사선 노출 위험과 복잡한 내부 구조로 인해 사람의 접근이 제한되는 고위험 작업 구역이 많다. 해당 현장에서는 정밀 검사를 위한 정확한 데이터 수집이 필수적이지만 동시에 작업자 안전을 확보하기 어려운 환경으로 꼽혀왔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셀라필드는 로봇 기반 현장 점검 체계를 도입했다. 스팟을 활용해 사람이 직접 진입하기 어려운 구역에서 데이터 수집과 원격 점검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현장에 투입된 스팟은 핵시설 환경에 맞춘 각종 감지 센서와 기능을 탑재했으며 기동성이 뛰어나 거친 지형과 계단을 포함한 복잡한 구조물 내부에서도 안정적으로 이동할 수 있다.
특히 스팟은 360도 영상 촬영과 3D 라이다(LiDAR) 스캐닝을 통해 현장 구조를 정밀하게 파악한다. 관리자는 실시간 영상 스트리밍을 통해 원격으로 현장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스팟은 또 감마선과 알파선을 측정해 방사성 물질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는 '방사선 특성화' 작업도 수행 중이다. 최근에는 시설 내 방사선 오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시료 채취 시험 작업에도 성공했다. 기존에는 작업자가 직접 수행해야 했던 영역이다. 스팟은 사람보다 오랜 시간 현장에 머물며 점검을 지속할 수 있어 전체 해체 작업 속도를 높이는데도 기여하고 있다.
셀라필드측은 "개인 보호 장비(PPE) 사용 감소로 작업 폐기물이 줄었고 고품질 실시간 데이터를 확보하면서 의사결정 속도도 개선됐다"며 "기복 없이 반복적이고 일관된 검사가 가능해지면서 운영 효율성 역시 향상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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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스팟 활용 사례는 보스턴다이나믹스를 비롯해 현장 맞춤형 로봇 솔루션 개발 기업, 시스템 통합 전문 기업, 영국 로봇·인공지능 협업 조직인 RAICo 간 협력을 통해 추진됐다.
셀라필드는 2021년 스팟 시험 운영을 시작으로 2022년과 2023년에 걸쳐 복잡한 환경에서의 운용 가능성을 검증했다. 2024년에는 고위험 방사능 구역 점검 작업에 스팟을 본격 활용해 고품질 현장 이미지와 방사선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영국 원자력 분야 최초로 발전소 허가 구역 외부에서 스팟 원격 시연에도 성공했다.
셀라필드측은 "앞으로 파트너들과 협력해 스팟에 새로운 센서 패키지를 적용하고 방사능 지도 작성과 환경 특성 분석 등 더 폭넓은 작업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