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발생한 국내 기업 특허 소송 NPE가 80% 제기

삼성전자는 그간 '특허 괴물'로 불리는 특허관리법인(NPE)의 주된 타깃이었다. 삼성전자가 최근 3년간 미국 내 특허 출원 건수 1위를 기록하며 특허 포트폴리오를 강화한 것도 NPE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지식재산처와 한국지식재산보호원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미국에서 발생한 국내 기업 관련 특허 소송 가운데 NPE가 제기한 소송 비중은 80.4%에 달한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190,000원 ▲2,100 +1.12%)는 2024년 한해 미국에서만 60건이 넘는 특허 소송에 피소됐다. 2023년과 2024년에도 두 차례에 걸쳐 미국 NPE 넷리스트에 약 4억2000만달러(약 6153억원)을 배상하라는 배심원 평결을 받았다. 당시 넷리스트는 삼성전자가 서버용 메모리 모듈 관련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일부 특허에 대해 무효 판단을 받았지만 소송이 장기화되면서 막대한 비용을 부담해야 했다.
삼성전자를 겨냥한 NPE의 불법 행위가 드러난 사례도 있다. 서울중앙지검 정보기술범죄수사부는 지난 9일 삼성전자 특허 분석 자료를 NPE에 넘기고 약 15억원을 수수한 전 직원 A씨를 배임수재·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미국 변호사 출신인 NPE 대표 B씨를 배임증재·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해 재판에 넘겼다.
검찰 조사 결과 B씨는 불법 취득한 삼성전자 기밀 정보를 삼성전자와의 협상에 활용해 약 3000만달러(약 450억원) 규모의 특허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를 기반으로 NPE를 상장하려 했던 정황도 적발됐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에서 HBM(고대역폭메모리)·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과 관련해 NPE와 특허 소송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NPE의 소송 공세는 막대한 소송 비용을 유발해 기술 개발에 투입돼야 할 자원까지 소모시키는 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는 기업의 장기적인 기술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위기"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특허 분쟁이 늘어나면서 특허 확보를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특허는 결국 R&D(연구개발)의 결과물"이라며 "개별 기업을 넘어 국가·정부 차원에서 특허를 많이 확보한다면 기업이 느끼는 비용적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