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삼성SDI(383,000원 ▼5,000 -1.29%)와 포스코퓨처엠(191,200원 ▲300 +0.16%)이 나란히 미국에서 1조원대 수주에 성공했다. 비(非) 중국 ESS(에너지저장장치)용 배터리·소재에 대한 수요가 확대된데 따른 수혜가 본격화되고 있다.
삼성SDI는 16일 미주법인인 SDIA(삼성SDI 아메리카)가 미국의 메이저 에너지 전문기업과 ESS용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 규모는 금액 기준으로 약 1조5000억원이다. 올해부터 2029년까지 4년간 단계적으로 물량을 공급하게 된다. 계약 배터리 물량은 미국 인디애나주에 위치한 삼성SDI·스텔란티스 합작법인인 SPE(스타플러스에너지) 공장에서 생산된다.
삼성SDI는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순차적으로 납품할 계획이다. 그동안은 북미에서 NCA 위주로 ESS 시장을 공략해왔는데, LFP로 포트폴리오를 점차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말에도 2조원을 넘는 규모의 ESS용 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삼성SDI가 기존에 강점을 보여온 삼원계를 넘어 LFP 배터리에서도 글로벌 기술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현재 북미에서 유일한 '비중국계 각형 ESS용 배터리' 생산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점도 수주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각형은 파우치형 배터리에 비해 내구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화재 안전성 기술과 신뢰도 등을 내세워 미국 ESS 시장을 공략하기에 알맞은 폼팩터(기기)다.

이날 배터리 소재사인 포스코퓨처엠은 글로벌 자동차사와 인조흑연 음극재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금액은 1조149억원이다. 계약기간은 2027년부터 2032년까지 5년간으로 상호 협의를 통해 연장이 가능하다. 포스코퓨처엠이 2011년 음극재 사업에 진출한 이후 가장 큰 규모다.
계약 상대방은 포스코퓨처엠과 지난해 10월 천연흑연 음극재 공급 계약을 맺은 글로벌 완성차 기업이다. 업계에서는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의 이름이 거론된다. 이번 건 역시 지난 계약의 패키지 연장 성격으로 알려졌다.
수주에 대응하기 위해 포스코퓨처엠은 지난 5일 약 3570억원을 투자해 베트남에 인조흑연 음극재 공장을 신설하기로 했다. 이번 공급계약으로 1단계 투자에 대한 고객사 확보를 완료했으며, 향후 추가 수주 물량에 대해서는 2단계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포스코퓨처엠의 인조흑연 음극재는 포스코 제철공정에서 발생하는 콜타르를 활용한 석탄계·석유계 코크스를 원료로 만들어진다.
배터리업계가 전기차 전방 수요 부진 구간을 지나는 와중에 주요 셀·소재 기업이 연달아 대규모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미국의 경우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수요 폭증에 따라 ESS 시장이 급속히 넓어지고 있지만, 중국산 배터리에는 고율의 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특히 배터리 생산업체가 AMPC(생산세액공제)를 받거나 ESS 프로젝트가 ITC(투자세액공제)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중국 기업 위주로 구성된 PFE(금지외국기관)가 생산한 소재 비중을 줄여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이를 통해 미국 시장에서 K배터리 운신의 폭은 넓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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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관계자는 "다수의 글로벌 고객들과 추가로 공급 계약을 협의 중"이라며 "프로젝트 특성과 성능 요구에 따른 다양한 ESS 수요에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도 "탈중국 밸류체인이 중요해진 상황에서 인조흑연 음극재에 대한 시장의 주목도가 커지고 있다"며 "글로벌 탑티어 배터리 소재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