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정책·규제 지나쳐"…한국, 아·태 지역 선호도 3위로 하락

"노동 정책·규제 지나쳐"…한국, 아·태 지역 선호도 3위로 하락

임찬영 기자
2026.04.15 08:59
/사진= 암찬 제공
/사진= 암찬 제공

한국이 아·태 지역본부(RHQ) 선호도에서 싱가포르와 홍콩에 이어 3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이후 싱가포르에 이어 줄곧 2위였으나 이번 조사에서 홍콩에 뒤처지며 순위가 하락했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는 15일 이같이 내용이 담긴 '2026 국내 경영환경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을 안정적인 시장으로 평가하면서도 규제와 노동 제도를 중심으로 한 구조적 제약이 경쟁력을 제한하고 있다는 인식이 확인됐다. 특히 투자 유치와 지역본부 확보를 둘러싼 역내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이러한 요인이 한국의 입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참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반적인 경영 환경에 대한 평가의 경우 순긍정 23.4%로 비교적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기업들의 투자와 고용 전략은 보다 신중해진 모습이다. 응답 기업의 46.9%가 투자 규모를 현 수준으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60% 이상이 고용 역시 유지할 것으로 응답했다. 이는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보수적인 기조 속 안정 중심의 경영 기조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규제 환경에 대한 부담도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68.8%는 국내 규제 환경을 '제약적' 또는 '매우 제약적'이라고 평가했으며 현행 규제 여건이 기업 활동에 상당한 제약 요인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이러한 인식이 지역본부 유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역본부 입지 경쟁력 평가에서는 한국이 11.8%로 3위를 기록하며 싱가포르(58.8%)와 홍콩(17.6%)과의 격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는 한국의 기업 활동·투자 환경 경쟁력이 주요 아시아 경쟁국 대비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지역본부 유치의 주요 제약 요인으로는 △노동 정책·노동시장 유연성(71%) △한국 특유 또는 글로벌 기준과의 정합성이 낮은 규제(61%)가 가장 많이 지목됐다. 이어 경영진의 법적 리스크와 규제 불확실성 등이 주요 부담 요인으로 꼽혔다. 이러한 요인들은 단기적인 투자 결정뿐 아니라 기업의 중장기 전략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제약은 인공지능(AI) 등 미래 산업 분야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응답 기업들은 데이터 활용 여건, 국경 간 데이터 이전, AI 규제·거버넌스의 명확성, 그리고 클라우드 인프라 접근성과 AI 인재 확보와 관련한 제도 개선 필요성을 지적했다.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준비도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렸다. 응답자의 36%는 '준비가 돼 있거나 순항 중'이라고 평가했지만 39%는 '부분적으로 준비된 상태', 25%는 '준비가 미흡하거나 해당 없음'이라고 응답했다.

응답 기업들은 주요 개선 과제로 △규제의 투명성·일관성·예측 가능성 제고 △글로벌 기준과의 정합성 강화 △해외 기업에 대한 공정하고 개방적인 시장 접근 보장 등을 꼽았다.

제임스 김 암참 회장 겸 대표는 "한국이 지역본부 선호도에서 3위로 내려온 것은 아쉽지만 동시에 경쟁력 강화를 위한 분명한 신호"라며 "글로벌 기업 유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지금이야말로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실질적인 제도 개선을 추진해야 할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암참은 오는 21일 '2026 국내 기업환경 세미나'를 개최하고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포함한 주요 이슈를 바탕으로 규제 환경 개선과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정책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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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찬영 기자

산업1부에서 자동차, 항공, 물류 산업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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