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칼럼] 변호사 4만명 시대, 좋은 변호사는 어떻게 골라야 할까

[법률칼럼] 변호사 4만명 시대, 좋은 변호사는 어떻게 골라야 할까

허남이 기자
2026.05.15 17:37

"변호사가 너무 많아 누구를 선임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실제 상담 과정에서 의뢰인들이 자주 하는 말이다. 과거에는 변호사를 만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지만, 이제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국내 변호사 수는 이미 4만명을 넘어섰고, 인터넷과 SNS에는 수많은 로펌과 변호사 광고가 넘쳐난다. 누구나 '전문가'처럼 보이는 시대다.

이경호 대표 변호사/사진제공=법무법인 차율
이경호 대표 변호사/사진제공=법무법인 차율

문제는 그다음이다. 정작 의뢰인 입장에서는 누가 정말 내 사건을 제대로 맡아줄 사람인지 판단하기가 더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특히 부동산·정비사업 분야는 더욱 그렇다. 재개발·재건축, 현금청산, 매도청구, 분양계약 분쟁 같은 사건들은 단순한 법률지식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사업 구조와 감정평가, 행정 절차, 금융 문제까지 함께 이해해야 하는 경우가 많고, 실제로 같은 사건이라도 초기 대응 방향에 따라 결과 차이가 크게 벌어지기도 한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광고나 확인되지 않은 승소 사례, 유명세만 보고 변호사를 선택한다. 물론 경력과 인지도도 중요할 수 있다. 하지만 실무에서는 오히려 더 중요한 질문들이 있다.

누가 실제로 내 사건을 직접 보는가, 초기 전략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세우는가. 이 분야 사건 경험이 충분한가(전문변호사인가), 의뢰인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는가이다.

생각보다 많은 의뢰인들이 계약 이후에야 상담했던 변호사는 보이지 않는다거나, 사건 진행 상황을 제대로 설명받지 못한다고 이야기한다. 사건 규모가 크고 기간이 긴 부동산 분쟁일수록 이런 차이는 더욱 크게 나타난다.

최근에는 과도한 수임 경쟁도 적지 않다. 상담 과정에서 '1심 비용만 받으면 항소심과 대법원까지 모두 진행해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듣는 경우도 있다.

언뜻 보면 매우 유리한 조건처럼 보이지만, 소송은 단순한 '횟수'의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몇 심까지 가느냐가 아니라, 어느 단계에서 어떤 전략으로 해결하느냐다. 경우에 따라서는 초기 대응과 1심 전략만으로 충분히 정리될 수 있는 사건도 있다. 반대로 명확한 전략 없이 장기간 소송이 이어질 경우 시간과 비용 부담은 결국 의뢰인에게 돌아가게 된다.

특히 부동산·정비사업 사건은 소송이 길어질수록 금융비용, 이자, 사업 지연 손실 등 추가 부담이 커지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패소 시 부담해야 하는 소송비용까지 더해지면 단순히 '끝까지 가준다'는 말만으로 유리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재개발·재건축 사건 역시 많은 사람들이 수용재결 통지서나 소장을 받은 이후에야 변호사를 찾지만, 실제로는 감정평가가 진행되기 전 단계에서 이미 상당 부분 방향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어떤 자료를 확보했고 초기 대응을 어떻게 했는지가 이후 보상금 규모와 소송 결과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좋은 변호사를 찾는다는 것은 단순히 유명한 변호사를 찾는 것이 아니다. 내 사건의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고, 초기부터 현실적인 대응 전략을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사람을 찾는 과정에 가깝다. 선택지는 많아졌지만, 좋은 변호사를 찾는 일은 오히려 더 어려워졌다. 결국 중요한 것은 광고의 크기가 아니라, 그 변호사가 얼마나 깊이 사건을 이해하고 끝까지 책임 있게 바라보는 사람인지일 것이다. /글 법무법인 차율 대표 이경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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