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적 중재로 삼전 분쟁 해결
"정부역할 커져, 판단기준 필요"
정부가 적극적 중재로 삼성전자 노사분쟁을 해결하면서 앞으로 노사관계에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회사의 경영권을 존중하면서 노동자는 적정한 보상을 받고 주주의 이익도 보호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절한 균형점을 잡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21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지난 20일 열린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에서 삼성전자 임금협상이 결렬된 이후 노사 양측을 직접 중재하기 위해 현장에 나섰다. 약 6시간에 걸친 대화 끝에 노사는 파업돌입 90분 전인 밤 10시30분 극적 합의에 이를 수 있었다. 김 장관의 중재가 정부의 공식적인 중재절차는 아니었지만 노사간 대화를 촉진해 문제를 해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는 평가다.
중요한 건 지금부터다.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계기로 경영성과에 대한 보상을 둘러싼 노사갈등은 보다 빈번하게 발생할 소지가 있다. 통상 경영성과급은 회사의 경영성과에 대해 근로자를 격려하거나 근로의욕을 고취하는 차원에서 지급하는 금액으로 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 대법원도 지난 1월 경영성과급이 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삼성전자 노동조합은 임금에 해당하지 않는 성과급을 교섭의제로 삼았고 5개월여의 교섭 끝에 사업성과의 10%대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합의를 얻어냈다. 삼성전자의 선례는 다른 기업의 노사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지급해달라는 요구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노사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삼성전자 사례처럼 정부의 중재 혹은 판단을 받겠다는 요구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노사는 교섭과정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해 중노위의 조정절차를 거쳤다. 중노위는 노사간 권리분쟁이 벌어졌을 때 이를 조정·판정하는 역할을 한다.
개정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하청노조도 원청을 대상으로 교섭이 가능해지면서 노사분쟁을 중재하기 위해 정부가 개입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원청의 사용자성에 대한 판단이나 원청과 교섭을 위한 하청 교섭단위 분리결정 역시 중노위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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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관계에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해진 만큼 정부도 균형감 있게 판단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삼성전자 사례처럼 '기업의 이익이 누구 몫이냐'는 화두에 대한 명확한 판단기준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계기로 노사간 교섭이 보다 합리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노사간 문제는 노사의 자율적 결정사안이긴 하지만 삼성전자의 성과급 논쟁은 사회적 논쟁적 부분도 크다"며 "국민경제에 끼치는 영향이 큰 만큼 노사협상이 합리적 방향으로 가도록 적극 지원할 생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