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연장에 동의하지 않으며 3국 간 협정 공동 검토가 장기화할 전망이다. 이에 북미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의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USMCA 검토 논의 동향과 한국 기업의 대응 조사' 보고서를 23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해 2020년 7월 발효된 USMCA는 발효 6년이 되는 시점에 협정 개선 필요성과 연장 여부를 논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1일 북미 3국 간 첫 공동 검토가 진행됐지만 미국은 협정 연장에 동의하지 않았다.
보고서는 북미 3국에서 논의돼 온 주요 쟁점과 협상 동향을 분석했다. 미국에서는 다수의 이해관계자가 협정 연장을 지지하면서도 원산지, 노동, 경제안보 등 분야별 개선을 요구했다. 반면 멕시코와 캐나다에서는 현행 협정 유지와 북미 무관세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의견이 우세했다.
주요 쟁점으로는 △자동차·철강·알루미늄 및 기타 공산품의 원산지 규정 강화 △비시장경제국의 투자·과잉생산·우회수출 규제 강화 △핵심광물 조달·수출통제·외국인투자심사 등 경제안보 협력 △통관·원산지 검증·인증 절차 강화 △노동·환경 기준 집행 강화 △디지털 무역 규범 조정 등이 꼽혔다. 보고서는 이 같은 논의에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정책 기조가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봤다.
한국은 USMCA 당사국은 아니지만 북미 지역에 생산시설을 운영하거나 현지 기업에 부품·소재를 공급하는 기업들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국의 북미 3국 수출은 2016년 810억달러에서 지난해 1450억달러로 79% 증가해 전체 수출의 20% 이상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북미 3국에 대한 해외직접투자(FDI) 규모도 연간 155억달러에서 286억달러로 85% 늘었다.
무역협회가 북미에 진출하거나 투자한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이 같은 우려가 확인됐다. 기업들은 자동차·부품 원산지 규정 강화(27.9%)를 가장 큰 변수로 꼽았고, 이어 철강·알루미늄 원산지 규정 강화(20.9%), 기타 공산품 원산지 규정 강화(9.3%) 순으로 응답했다.
응답 기업의 48.8%는 공동 검토 결과가 사업 운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대한 대응 전략으로는 북미 역내 대체 공급망 구축(41.9%), 공급망 재편에 따른 신규 공급자 진입 모색(32.6%), 미국 내 신규 투자 확대(27.9%)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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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윤식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원산지·공급망 규제 강화에 따른 비용 상승 압박이 우려되나, 대체 공급자로 진입할 기회도 확대될 수 있어 제품별 원산지와 공급망을 점검하는 등 선제적인 대응 체계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