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전주가맥축제
사흘간 당일생산 6만병 공급...12.6만명 몰리며 '최대 흥행'
# 초록색 티셔츠를 맞춰 입은 대학생 자원봉사단 '가맥지기'들이 종아리 높이까지 차오른 얼음수조(맥주연못) 속으로 손을 연신 밀어넣었다. 얼음더미 속에서 갓 꺼낸 병맥주를 양동이에 담아 건네자 맥주병 표면에는 어렴풋이 성에가 일었다. 손이 시릴 법하지만 얼음과 맥주를 나르는 이들의 손길은 쉴 틈 없이 이어졌다.
지난 7일 체감온도가 40도에 육박한 폭염도 얼음이 가득한 맥주연못 앞에선 맥을 추지 못했다. 지난 6~8일 전북대 운동장에서 열린 '전주가맥축제'(이하 가맥축제)는 사흘간 역대 최대규모인 12만6000명의 방문객을 모았다. 해가 지자 7000석 규모의 행사장은 순식간에 만석을 이뤘고 곳곳에서 "짠"을 외치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이날 친구들과 전주를 찾은 직장인 박창근씨(29)는 "가맥축제 일정에 맞춰 휴가를 냈는데 날씨가 너무 더워서 방문을 망설였다"며 "하지만 얼음 양동이에서 막 꺼낸 시원한 맥주를 한 모금 마시니 그런 고민이 싹 달아났다"고 웃어보였다. 전주시민 이혁상씨(43)는 "축제 초창기 때는 지역주민 위주였는데 이제는 전국 각지에서 찾아오는 커다란 축제가 됐다"며 "가맥 문화가 생소한 사람들도 전주만의 문화와 맛을 즐기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가 2015년 처음 시작한 가맥축제는 1980년대 전주 동네 슈퍼마켓에서 시작된 '가맥'(가게 맥주) 문화를 알리기 위해 기획됐다. 가맥은 슈퍼마켓에서 맥주와 계란말이·먹태·과자 등 간단한 안주를 함께 즐기는 전주만의 독특한 음주문화다. 전주시내 곳곳에서 가맥집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하이트진로는 이번 축제를 위해 전주공장에서 당일 생산한 '테라'를 하루 1000케이스, 사흘간 총 3000케이스(약 6만병)를 준비했다. 특히 올해는 행사장 밖에서도 당일 생산한 맥주를 구매할 수 있도록 처음 포장(테이크아웃)판매를 도입했다. 최근 출시한 '테라 스파클링' 시음행사도 함께 진행했다. 김지훈 하이트진로 특판전주지점장은 "당일 생산한 맥주는 오직 가맥축제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콘텐츠"라며 "갓 생산된 맥주는 특유의 탄산감과 청량감이 가장 잘 살아 있다"고 설명했다.
연일 기승을 부린 폭염과 열대야는 축제 준비과정에서 가장 큰 변수였다. 하이트진로는 행사개막에 앞서 냉방차량과 휴식공간을 대폭 확충하는 등 안전대책을 강화했다. 특히 현장에서 고생하는 300여명의 '가맥지기'를 위해 별도 냉방공간을 마련하는 등 온열질환 예방에 공을 들였다.
올해 10회를 맞은 가맥축제는 어느덧 지역상생을 대표하는 전국구 축제로 자리잡았다. 축제가 활성화되면서 여러 가맥집이 SNS(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널리 알려지는 효과도 얻었다. 올해는 전북대 인근 상권 60여곳과 연계했고 가맥축제에 참여한 가맥집에는 별도 참가비도 받지 않았다. 10년째 가맥축제에 참가한 윤숙희 전운가맥 대표는 "축제규모가 커질수록 홍보효과가 높아지고 하이트진로가 지정한 인증업소로 인정받으면서 매출 상승세도 매년 커졌다"며 "요즘에는 다른 지역의 지인들이 먼저 축제에 대해 물어보고 외국인의 참여도 계속 늘어나는 게 체감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