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생산’ 외치면서 전기차는 왜 빼나[기자수첩]

‘국내생산’ 외치면서 전기차는 왜 빼나[기자수첩]

임찬영 기자
2026.08.13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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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세제개편안이 나온 뒤 일부 완성차업체의 대관·정책 조직에 새로운 숙제가 떨어졌다. 내년 세제개편에는 전기차를 국내생산세액공제 대상에 포함시킬 방안을 찾으라는 경영진의 주문이다. 주요 경제단체들마저 세제개편안에 일제히 환영 입장을 낸 상황에서 개별 완성차업체가 정부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는 쉽지 않은 만큼 물밑 대응에 나선 셈이다.

업계가 이 문제에 민감한 이유는 국내생산세액공제의 취지에 있다. 정부는 반도체와 이차전지 등 주요 산업의 국내 생산을 지원하기 위해 제도를 신설했지만 자동차업계가 줄곧 포함을 요구해온 전기차는 대상에서 빠졌다. 국내 전기차 생산을 늘려 공장 가동률을 높이고, 부품업계 일감을 지키자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다.

이런 와중에 BYD를 비롯한 중국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국내 전기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테슬라 등 중국에서 생산된 전기차의 국내 유입은 더 빠르게 늘고 있다.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해외에 이어 안방에서도 중국 전기차와 경쟁해야 하는데 정작 국내 생산을 유도할 정책 수단은 빠진 셈이다. 이는 완성차뿐만 아니라 국내 부품업계의 일감과 고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정부도 나름의 논리는 있다. 전기차는 다른 지원 대상 산업보다 국내 생산기반이 상대적으로 양호하고 이미 구매보조금도 지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핵심 부품인 이차전지를 세액공제 대상으로 지원하면 완성차 경쟁력에도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구매보조금과 국내생산세액공제는 목적부터 다르다. 구매보조금은 소비자의 전기차 구매를 유도하는 수요 정책인 반면 국내생산세액공제는 기업이 생산 물량을 국내에 둘 유인을 만드는 산업 정책이다. 특히 구매보조금은 국내 생산 차량만을 위한 제도가 아니다. 중국산을 비롯한 수입 전기차도 요건을 충족하면 지원받을 수 있다.

전기차 세액공제를 특혜로만 볼 이유도 없다. 완성차 생산 물량은 수많은 부품업체의 일감과 고용으로 이어진다. 국내생산세액공제가 생산기반을 국내에 남기기 위한 제도라면 미래 자동차 산업의 핵심인 전기차를 제외한 결정이 그 취지에 맞는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각국이 미래차 생산을 자국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경쟁하는 상황에서 국내 생산을 붙잡을 정책적 유인마저 약해서는 안된다. 내년 세제개편에서 정부가 다시 답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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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찬영 기자

산업1부에서 자동차, 항공, 물류 산업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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