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가방하나도 못산다" vs "부자만 특혜"…면세한도 함수풀기 '난제'

[MT리포트]"가방하나도 못산다" vs "부자만 특혜"…면세한도 함수풀기 '난제'

박진영 기자
2018.11.13 18:01

[면세한도 1000달러 시대 열리나]② 국민후생' vs '특혜확대 불필요' 입장 엇갈려

면세한도 증액 검토시 가장 쟁점이 되는 것은 국민 편익 측면에서 면세한도를 상향해야 한다는 주장과 일부 계층에 특혜를 확대해줄 필요는 없다는 주장이 맞부딪힌다는 점이다.

2014년 면세한도 인상 여부 적정성 검토를 위해 기획재정부 연구용역을 맡은 산업연구원은 당시 400달러였던 면세한도를 600달러까지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진단했다. 또 시행 여파 등을 살펴 3~5년 뒤 재검토를 통해 추가인상을 할 수도 있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한도 증액이 일정 부분 세수감소를 초래하지만 그 손실보다는 해외여행을 하는 소비자 총후생 증진, 관세행정 효율화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었다.

면세업계와 다수 소비자들은 증액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해외여행을 이전처럼 특정계층만 즐기는 것이 아닐뿐더러 국민소득과 물품 단가도 상승한 만큼 면세한도를 현실성 있게 증액하는 게 맞다는 입장이다.

휴대품 면세한도는 1996년부터 1인당 400달러를 유지하다가 2014년 600달러로 상향조정됐다.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면세 한도가 50% 인상된 셈이다. 반면 1996년부터 지난해까지 1인당 명목 국민총소득은 1052만원에서 3363만원으로 3배 넘게 상승했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79.0%로 면세한도 인상 폭을 웃돈다.

올해 해외여행객 수가 30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특정계층에만 혜택을 주기 때문에 조세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주장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기본적으로 모두에게 면세가 되는 만큼 수평적인 법 적용이라는 것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해외여행시 쇼핑은 일상이 됐는데 면세한도가 600달러로 묶인 것은 시대착오적"이라며 "선물만 몇 가지를 사도 한도를 넘는 만큼 국민 다수를 잠재적 범죄자로 만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면세점 구매한도를 늘리면 해외구매 대신 국내소비 진작에도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최근 오픈한 한 서울 시내면세점이 개장인파로 북적이는 모습 /사진=뉴스1
최근 오픈한 한 서울 시내면세점이 개장인파로 북적이는 모습 /사진=뉴스1

하지만 반대 의견도 여전하다. 일본의 경우 20만엔(미화 1750달러)으로 면세 한도가 우리보다 높지만 EU(유럽연합)는 430유로(485달러)로 적다는 것이다. 면세한도를 부여하는 것 자체가 일종의 특혜인데 해외여행이 잦은 계층에만 혜택이 집중되며 세수가 줄어들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면세한도 증액이 해외구매만 늘리지 국내 내수진작과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된다는 증거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밖에 면세한도 초과 물품을 자진 신고할 경우 15만원 한도로 세액의 50%를 감면해주는 '인센티브 제도'가 시행된 후 자진신고 금액이 증가한 만큼 이 같은 보조제도를 강화하자는 주장도 있다. 실제로 2015년 872억원이던 자진신고 금액은 2017년 1455억원으로 증가했고, 올 들어 지난 7월까지 1196억원을 기록했다.

윤영선 법무법인 광장 고문(전 관세청장)은 "면세 한도를 부여하는 것은 해외 여행시 물건을 구매하는 국민편익을 위해 일종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인데 내수진작, 세금징수 등 서로 다른 기준을 모두 계산해서 '얼마가 가장 적정하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면세한도는 사회적 합의의 문제라고도 볼 수 있다"며 "글로벌 기준에서 소득수준이 비슷한 국가들의 현황, 600달러라는 한도를 지키지 않는 국민이 여전히 많은 상황에서 현 제도의 합리성, 국민 편익에 따른 이익 등을 균형있게 검토해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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