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쿠팡, 아마존의 '기습확장' 데자뷰될까

[MT리포트]쿠팡, 아마존의 '기습확장' 데자뷰될까

박진영 기자
2019.05.08 17:15

['한국의 아마존 vs 적자폭탄', 쿠팡의 종착점은]➅ 아마존도 사업초반 대규모 적자이어졌지만 시장선점

[편집자주] 주부들이 남편 없이는 살아도 온라인쇼핑 없이는 못산다는 시대. 국내 최대의 e커머스업체 쿠팡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1조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20억 달러의 새로운 실탄을 수혈한 쿠팡은 '계획된 적자'라며 여전히 자신만만하다. 막대한 적자를 감수하며 배송전쟁을 주도하는 쿠팡식 경영에 대한 우려와 기대가 교차한다.

"쿠팡의 적자는 계획된 적자다."

쿠팡은 지난해 1조원이 넘는 막대한 적자를 낸 것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계획된 적자'라는 말은 사실 촉망받는 미국 스타트업들이 실적을 설명할 때 드물지 않게 들을 수 있는 표현이다. 소위 '블리츠스케일링'(Blitz-scaling, 기습확장)이라고 불릴 정도로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잡았다. 초반에는 전략적 적자를 내면서 공격적인 투자로 압도적인 성장을 이뤄내 기업가치를 높이고, 시장을 선점하는 방식이다. 이익은 중장기적으로 나중 문제다.

블리츠스케일링의 대표 주자이자 원조는 쿠팡이 자주 비교되곤 하는 세계 1위의 전자상거래기업 '아마존'으로도 볼 수 있다. 적자를 내면서도 이에 연연하지 않고 상품 직매입과 물류센터 및 배송 서비스 강화에 힘을 쏟는 등 쿠팡과 닮은 점도 많다.

아마존은 1994년 e커머스 시장 태동기에 문을 열어 쿠팡처럼 사업 초반 수년간 대규모 적자를 냈다. 최고경영자(CEO)이자 창업자인 제프 베조스에게도 '10년 연속 적자' '누적 적자 3조원'이라는 비아냥이 따라다녔다. 2002년이 돼서야 첫 흑자를 냈지만 2012년과 2014년에도 각각 500억원, 2800억원 규모 적자를 내는 등 흑자와 적자를 넘나들었고 지금도 순이익률은 한자리 수준으로 매출 수준 대비 높지만은 않다.

하지만 '블리츠스케일링'을 추구하는 기업들이 중장기적으로 과연 안정적인 수익모델을 마련해 자생할 수 있느냐에 대한 비관론도 제기된다. 이들 기업들이 높은 수준의 이익을 내는 단계로 접어들지 못하고 '유니콘 기업'으로서 '미래 가능성'을 담보로 막대한 자금을 흡수하며 성장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타트업 기업들조차 정말로 이익을 낼 수 있을지 여부는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다. 막대한 자금이 흘러들어가는 시장이 또 한번 '버블'로 터질 수 있다는 우려다.

아마존의 성장 환경과 현재 쿠팡이 처한 국내 환경도 다소 차이가 있다. 아마존은 e커머스 태동기에 창업해 시장을 선점했는데 국내에는 이미 1990년대 중반부터 시장에 앞서 진입한 많은 e커머스 기업들이 점유율을 다투고 있다. 국내 전체 시장 규모도 훨씬 작은 데다가 쿠팡의 점유율은 아직 10%에 미치지 못한다. 한국 내 각종 규제도 미국보다는 까다로워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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