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신명품시대④

고가의 해외 의류가 인기를 끌면서 온라인 명품 전문 플랫폼 뿐 아니라 면세점, 대형마트, 백화점까지 병행수입 업체 모셔오기에 열심이다. 기존 사업 대비 매출 비중은 미미하지만 적은 비용으로 젊은 소비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병행수입은 소비자에게 닿기까지 유통구조가 불투명해 가품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온은 지난 9월 명품 전문관인 '온앤더럭셔리'를 개관했다.SSG닷컴도 지난 7월 'SSG럭셔리'를 신설하고 할인 이벤트 등을 진행하고 있다. 명품 전문관에서는 브랜드 공식 판매 외에 플랫폼의 직매입 상품, 외부 셀러의 병행 수입 상품 등이 판매된다. 양사 모두 명품 전문관을 통해 럭셔리 라이프 스타일 플랫폼을 지향한다. CJ온스타일의 경우 올 들어 온라인 명품 플랫폼 머스트잇에 200억원을 전략 투자하고 지난 9월 머스트잇과 함께 하는 명품 전문 라이브방송도 시도했다.
면세점도 병행수입 상품을 늘리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신라부티크'에서 메종키츠네, 가니, 톰브라운 등을 직매입해 판매한다. 신라면세점은 상세 정보를 통해 "병행수입 상품으로 신라면세점이 직매입했다"며 "신라면세점에서 정식 수입업체를 통해 공식적으로 수입한 정품"이고 설명한다. 신세계면세점, 현대백화점면세점도 모두 병행수입 제품을 다루고 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상품을 원하는 MZ세대 특성을 반영해 병행수입 상품을 늘리고 있다"며 "실제 주요 고객층도 MZ세대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대형 유통업체들이 병행수입 업체들과 손 잡는 이유는 신명품을 저렴하게 구매하고 싶은 젊은 세대들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병행수입은 로열티를 지급하지 않고 해외 편집샵이나 아울렛을 통해 계절 이월 상품 등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에 공식 수입할 경우 백화점 매장 운용 비용 등도 고려해야 하는 패션 기업과 달리 병행수입은 간단한 등록 절차를 통해 인터넷 판매가 가능하다. 정부도 경쟁을 통한 가격 진정 효과를 위해 최근 수년 간 병행수입 절차를 간소화해왔다. 고가의 의류 소비가 커지면서 병행수입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적 거부감도 크게 낮아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문제는 정품을 확신할 수 있느냐다.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와 같은 기존 명품과 달리 신명품은 브랜드 역사가 상대적으로 짧고 의류는 대부분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이라 공장별, 개체별 특성이 크다. 병행수입업체의 물건을 일일이 확인하기도 어려워 대부분 병행수입업체의 업력을 믿고 가품 시 배상을 내건다.
병행수입 업체가 플랫폼에 입점하는 경우 소비자를 위한 상품정보 고시 의무도 모두 판매자 몫이다. 상품정보는 제조국, 제조사, A/S책임자, 판매사 등을 적는 것이다. 현행법상으론 판매자가 병행수입 여부를 기재하거나 플랫폼이 이를 감독해야 할 의무는 없다. 상품정보의 판매자란에 병행수입업체의 이름이 적히긴 하지만 패션 유통 구조에 관심이 높은 소비자가 아닌 이상 그 기업이 공식 유통사인지 아닌지를 직관적으로 알기 어렵다. 롯데온은 "병행수입 업체들의 판매 페이지를 직접 관리하지는 않지만 지켜야할 사안들을 안내하고 모니터링 한다"며 "셀러지원팀도 따로 마련했다"고 밝혔다. SSG닷컴도 "입점 업체를 대상으로 주기적인 안내와 교육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며 "별도의 가이드라인을 통해 분쟁 발생 시 소비자 피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강조했다.
패션 플랫폼사들도 정품과 공식 유통을 강조하기 위해 병행수입을 전략적으로 배제하는 곳과 최대한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병행수입을 판매하는 곳으로 나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운영하는 S.I.빌리지, 한섬이 운영하는 H패션몰 등은 병행수입을 판매하지 않는다. S.I빌리지에서는 타사가 독점 판매하는 브랜드도 유통하지만 타사와 공식 계약을 맺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운영하는 SSF샵, LF의 LF몰, 코오롱FnC의 코오롱몰에서는 병행수입업체를 입점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