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국내 먹거리 물가가 전방위로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원당, 원맥 등 주요 수입 원자재 가격 인상에 따라 제품 원가 압박이 커지면서다. 국내 식품업계는 당장 소비자가격 인상을 검토하진 않고 있다면서도 내년 사업계획을 조정하는 등 늘어나는 원가부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1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올해 원달러 환율은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 30일 1472.5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연말 종가 기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달 중순 원달러 환율이 1450원을 넘어섰고 지난 27일에는 장중 1486.7원까지 치솟았다.
국내 식품사는 환율 상승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강달러 현상이 장기화하면 수입 비중이 높은 원재료 단가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대표적으로 밀가루의 원료인 원맥, 설탕의 원료인 원당 등의 원가 부담이 커진다. 이와 함께 UN 식량농업기구가 발표한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도 지난해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고환율 현상과 겹치면서 원가 압박을 받는 상황이다.
이에 식품사는 소비자 가격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면서도 내년 사업 계획을 조정하며 대책 마련에 나섰다. 사업 계획을 수립할 당시 환율을 1350~1400원 안팎을 기준으로 설정했기 때문이다. 수개월 뒤 원재료 매입 비용이 오를 수 있어 이를 토대로 목표 수익, 예상 영업이익을 하향하거나 투자를 줄이는 방식을 고심하는 모습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보통 원재료를 3~6개월가량 사전 계약해 재고를 비축해 두기 때문에 국내 물가에 반영되는데 시차가 생긴다"며 "이러한 시점을 고려해 사업 계획 일부를 수정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라면, 빵, 과자에 들어가는 팜유, 대두유 등의 원재료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아 가격 변동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팜유는 동남아시아에서 생산량이 줄어들고 대두유는 세계적으로 수요가 늘고 있다. 제과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수입처를 발굴해 매입 비용을 줄이거나 신규 설비 등 투자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며 "전방위적으로 비용 절감 압박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식품사는 고환율이 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도 했다. CJ제일제당은 올해 반기보고서에서 지난해 기준 원달러 환율이 10% 오르면 세후 이익이 181억원, 올해 상반기 기준 197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상은 상반기 5%를 기준으로 세전 이익이 91억원 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