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격적인 겨울에 앞서 찾아온 이른 한파로 패션업계엔 온기가 돌고 있다. 갑작스러운 기온 하강으로 방한용 의류와 액세서리 수요가 폭발하면서 패딩과 히트텍, 방한 슬리퍼 등 겨울 시즌 상품 판매가 예년보다 한 달 이상 빠르게 늘고 있어서다. 지난해 온화한 겨울로 부진했던 매출을 올해 '한파 특수'로 만회하겠단게 관련업계의 전략이다.
10일 패션·유통업계에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최근 한파에 따른 거래 급증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일주일간 방한화 거래액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0% 늘어난게 대표적이다. 퍼 슬리퍼와 패딩 슬리퍼의 거래액도 3.5배 이상 급등해 주간 인기 상품 순위 상위권에 다수 이름을 올렸다. 예년엔 12월초부터 겨울용 슬리퍼 판매가 늘어났지만 올해는 10월말부터 수요가 빠르게 몰린 것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기온이 평년보다 낮게 유지되면서 소비자들이 실내·외 방한용품을 일찍 구매하고 있다"며 "패딩 슬리퍼와 후리스, 다운 점퍼 등 주요 카테고리의 판매 속도가 예년보다 최소 2주 이상 빠르다"고 설명했다.
패션플랫폼 W컨셉 역시 조기 한파의 수혜를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 한달간(10월 9일~11월 5일) 패션 방한용품 매출이 전년 대비 50% 늘었으며, 같은 기간 전기장판·온풍기 등 난방 가전 매출도 350% 껑충 뛰었다. 특히 자취생과 1~2인 가구를 중심으로 '실내 방한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퍼 슬리퍼와 극세사 담요, 보온 조끼 등 생활형 상품군 매출이 증가세를 보였다. 이에 맞춰 W컨셉은 오는 24일까지 '윈터 에센셜 난방템(Winter Essential Heating Items)' 기획전을 열고 패션·리빙을 아우르는 겨울 필수템을 선보일 계획이다.
글로벌 SPA(제조·유통 일괄) 브랜드 유니클로도 겨울 마케팅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최근 테니스 스타 로저 페더러와 배우 케이트 블란쳇을 모델로 한 새로운 히트텍 캠페인을 시작했다. '따뜻함으로 세상을 연결한다(Connecting the world with warmth)'를 주제로 기능성 보온 내의 시장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아울러 연말까지 히트텍·울트라라이트다운 등 보온 라인업을 앞세워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이어갈 계획이다.
한파는 오프라인 유통업계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백화점업계는 겨울 시즌 행사를 예년보다 앞당겨 기획하고, 패딩·코트 등 아우터를 중심으로 한 프로모션을 확대하고 있다. 일부 점포에선 중·고가 다운 제품이 빠르게 소진되며 매출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대형마트에서도 발열 내의와 기모 레깅스, 털안감 슬리퍼 등 실속형 방한 상품이 효자 품목으로 떠올랐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11월 중순 이후 겨울 시즌 마케팅에 집중하며 소비 심리 회복에 기대를 걸고 있다"면서 "한파가 길어질수록 패딩과 발열 내의, 방한 슬리퍼 등 '따뜻한 아이템'의 매출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