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중동·인도로 수출 다변화

국내 중견기업계가 지난해 수출 1235억달러를 기록하면서 2022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심화하는 가운데서도 반도체·정밀화학 등 제조업 중심으로 국내 수출 증가 흐름을 뒷받침했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중견련)가 27일 발표한 '2025년 중견기업 수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중견기업 총 수출액은 1235억2900만달러(약 177조원)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1.8% 증가하면서 2년 연속 늘었다. 수출 중견기업 수도 2359개사로 60개 늘었다.
제조업이 전체 증가세를 견인했다. 제조 중견기업 수출은 1086억8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5% 증가한 반면 비제조업은 148억5000만달러로 3.0% 감소했다. 제조업 내에서는 전기장비(24%), 의료·의약품(13.3%), 1차금속(12.2%) 등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글로벌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전력·친환경 설비 수요 증가가 전기장비 수출 확대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고령화와 글로벌 의약품 수요 증가는 의료·의약품 수출을 뒷받침했다. 반면 고무·플라스틱·금속가공 등 일부 전통 제조업은 원자재 가격 변동성과 수요 둔화 영향으로 감소했다.
이어서 품목별로는 반도체 수출이 8.6% 증가하면서 지난해에도 수출액 1위(272억4400만달러)에 올랐다. 디스플레이 수출도 전년 대비 6.5% 증가했다. 메모리 업황 회복과 AI 서버용 수요 확대, 단가 상승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정밀화학도 산업용 고부가 소재 수요 회복과 중간재 수출 확대로 24.5% 수출이 증가했다. 모든 품목 가운데 3위(106억8000만달러)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반면 이차전지·섬유·가전·무선통신기기 등은 글로벌 전기차 수요 조정과 소비 둔화 등의 영향으로 감소했다.
증가폭만 두고 보면 선박(36.4%)이 가장 컸다. 선박은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과 발주 확대 등 글로벌 해운·에너지 시장 회복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지역별로는 아세안 수출이 큰 폭으로 늘면서 중국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중동·인도 수출 역시 성장세를 보였다. 반면 중국과 미국 지역 수출은 나란히 감소했다. 중국의 경기 둔화와 현지 경쟁 심화, 미국의 '관세 불확실성' 등 보호무역 여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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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국내 전체 수출에서 중견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7.4%로 3년 연속(18.0%→17.8%→17.7%→17.4%) 하락했다.
박양균 중견련 정책본부장은 "지난해 대내외 불안정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달성한 역대 최대 중견기업 수출 실적의 기세를 이어갈 수 있도록 수출 확대를 위한 실효적인 법·제도·정책 환경을 조성하는 데 정부·국회와 더욱 긴밀히 소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