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통업계의 인플루언서 마케팅 전략이 '노출 중심'에서 '전환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수백만 팔로워를 보유한 톱스타를 단발성으로 기용해 화제성을 확보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루키 셀럽'을 앞세워 실구매로 이어지는 팬덤 커머스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재편되는 흐름이다. 마케팅 비용 대비 효율을 높이려는 목적과 함께 소셜미디어 기반 소비에 익숙한 1020세대 공략이라는 전략적 판단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G마켓은 지난 1월 라이브방송 프로그램 '팬덤 라이브'를 시범 운영했다. 주로 뷰티 제품을 소개하는 인플루언서가 출연해 팬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공동구매를 진행하는 구조다. 대형 셀럽 대신 팔로워 1만~10만 명 규모의 중소 크리에이터를 'G메이트'로 선정해 이들이 상품 구성과 혜택 설계에 참여하도록 했다.
5일간 진행된 방송은 누적 조회수 120만회, 좋아요 8만5000건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구매 전환율'(노출 대비 구입비율)이 높게 나타났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회사 측은 정확한 수치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이달 정규 편성을 검토하는 것을 고려하면 효과가 컸다는 후문이다. 정규 편성 검토는 일회성 광고 모델로 활용한 인플루언서를 판매 기획 단계부터 참여하는 협업 파트너로 인정한다는 의미다.
그동안 라이브커머스업계에서는 대형 모델을 통한 단기 노출이 브랜드 인지도 향상에는 효과적이지만 매출 기여도는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충성도 높은 소규모 팬덤을 기반으로 구매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크리에이터와의 장기 협업이 대안으로 부상한 배경이다.
앞서 G마켓은 지난해 말 신규 입점 브랜드를 홍보하는 '뷰티 앰버서더' 프로그램 도입으로 '루키 셀럽'의 영향력을 확인했다. 약 3개월간 30여 명의 앰버서더가 8개 브랜드를 소개해 누적 800만뷰를 기록했는데 일부 브랜드에서 월 매출이 직전 대비 8배 증가한 성과가 나왔다. G마켓은 향후 식품·생활용품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이런 흐름은 다른 유통사로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W컨셉은 인플루언서 출연 라이브 방송과 함께 일반 고객이 참여할 수 있는 'W 크리에이터', 자체 어필리에이트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커머스형 크리에이터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CJ올리브영은 라이브 콘텐츠 '요즘올영'을 통해 제품 시연과 사용 후기를 결합한 방송을 선보이고 있다. 카카오는 참여형 광고 서비스 '톡어필리에이트' 출시를 앞두고 있다. 크리에이터가 소개한 상품이 판매될 경우 사업자와 수익을 공유하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인플루언서를 홍보 채널이 아닌 '매출 파트너'로 보는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광고비 지급 중심에서 매출 기반 수익 배분으로 계약이 이뤄지는 추세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인플루언서는 플랫폼과 함께 상품 기획과 판매 전략을 설계하는 주체"라며 "팬덤 기반 커머스가 정착하면 마케팅 비용 구조와 수익 배분 방식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