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상 속 K ③ - 취향이 된 브랜드 K

"예전에는 K팝만 좋아했는데 이제는 한국 사람들이 어떻게 생활하는지도 보게 돼요."
지난 8일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멧세 KCON JAPAN 2026 행사장. 공연 시작 전 야외 휴게 공간에서 만난 20대 일본 여성 관람객은 휴대전화로 한국 편의점 먹방 영상을 보여주며 웃었다. "한국 가면 편의점부터 간다"는 말도 덧붙였다.
최근 일본 내 K컬처 소비는 단순한 콘텐츠 감상을 넘어 생활 방식 자체를 따라 소비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드라마와 아이돌 중심의 '팬덤 소비'였다면 지금은 음식과 화장품, 패션, 공간 분위기까지 일상 전반으로 확장되는 흐름이다.
실제 행사장에서는 공연보다 먼저 푸드존으로 향하는 관람객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일본 관람객들은 야장(야외 포장마차) 콘셉트 공간에서 냉면과 떡볶이, 닭강정 등을 먹으며 공연 시간을 기다렸다. "한국 드라마에서 보던 분위기 같다"며 사진을 찍는 모습도 이어졌다.
현장에서는 한국식 소비 방식 자체를 즐기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K팝 굿즈를 들고 화장품 샘플을 테스트하거나 불닭볶음면을 친구들과 나눠 먹는 식이다. 행사장 내부 동선 자체가 공연·쇼핑·먹거리 체험이 하나로 연결된 구조였다.
일본 현지 유통가에서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8일 방문한 도쿄 시내 LOFT 매장에서는 'KOSME FESTIVAL fun!fun!' 행사가 진행 중이었다. 스킨케어와 색조, 뷰티소품 코너 곳곳에 한국 브랜드가 전면 배치돼 있었고 매장 한 관계자는 "체감상 화장품 트렌드 최전선이 거의 한국 브랜드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매대에는 아모레퍼시픽의 라네즈와 에스트라, APR의 메디큐브와 에이프릴스킨, 롬앤, 클리오, 웨이크메이크 등 다양한 브랜드들이 일본 제품 사이 핵심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현장을 찾은 일본 소비자들은 제품 패키지를 사진으로 찍거나 번역 앱으로 성분을 확인하며 꼼꼼하게 살펴봤다.
30대 일본 직장인 여성은 "예전에는 한국 화장품이 싸고 유행하는 이미지였다면 지금은 피부 관리에 진심인 브랜드라는 느낌이 강하다"며 "일본 브랜드보다 성분 설명이 직관적이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정보도 많아서 구매하기 쉽다"고 말했다.
K푸드 역시 '체험형 소비'로 바뀌는 분위기다. 도쿄 시내 편의점에서는 불닭볶음면과 신라면, 한국 소주, 컵떡볶이 제품들이 별도 코너에 진열돼 있었다. 한국 편의점 조합을 그대로 따라 먹는 SNS 콘텐츠도 흔해졌다.
특히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은 일본 젊은 층 사이에서 '한 번 먹어보는 유행 음식'을 넘어 반복 소비하는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일본 현지 유통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K팝 팬 중심 구매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일반 소비자 유입이 확실히 늘었다"며 "매운맛 자체보다 '한국식 경험'을 소비하는 느낌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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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지금 일본 내 K컬처 확산이 이전 한류와는 결이 다르다고 보고 있다. 단순히 특정 연예인을 좋아하는 수준을 넘어, 한국식 라이프스타일을 '세련된 취향'처럼 받아들이는 흐름이라는 분석이다. 한 국내 뷰티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콘텐츠가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한국 사람들이 실제 어떻게 먹고 바르고 생활하느냐' 자체가 소비 포인트가 되고 있다"며 "K컬처가 하나의 생활 감각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