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라차 대신 '고추장 핫소스' 뿌린다…세계 식탁 파고든 'K소스'

스리라차 대신 '고추장 핫소스' 뿌린다…세계 식탁 파고든 'K소스'

이병권 기자
2026.08.0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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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스류 수출 금액 추이/그래픽=윤선정
소스류 수출 금액 추이/그래픽=윤선정

라면과 김치로 대표되는 K푸드 열풍이 이제 'K소스'로 번지고 있다. 현지 식문화에 맞춘 핫소스와 딥핑소스·시즈닝 등을 잇달아 선보이면서 한국 전통의 맛이 해외 소비자의 일상 식탁으로 스며드는 모습이다.

5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소스류 수출액은 4억1773만달러로 처음 4억달러 선을 넘었다. 2017년 2억1211만달러와 비교하면 8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올해도 상반기 수출액(2억1605만달러)을 고려하면 4억3209만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참기름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참기름 수출액은 2017년 410만달러에서 지난해 1665만달러로 4배 이상 늘었고 올해도 1685만달러로 사상 최대가 예상된다.

인스타그램에 '고추장 핫소스'(gochujang hotsauce)를 검색하자 나오는 게시글과 릴스들. 1300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한 영상도 있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인스타그램에 '고추장 핫소스'(gochujang hotsauce)를 검색하자 나오는 게시글과 릴스들. 1300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한 영상도 있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K푸드에 대한 관심이 요리 과정으로 확대되면서 이런 변화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완제품 소비에 그치지 않고 소비자가 자기 음식에 K소스를 더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고추장을 스리라차처럼 음식을 찍거나 뿌려 먹는 소스로, 참기름을 샐러드나 구운 채소 등에 곁들이는 '피니싱(finishing) 오일'로 활용하는 식이다.

해외 시장에서도 변화가 확인된다. 영국 유통업체 웨이트로즈는 '푸드 앤드 드링크 리포트 2025-26'에서 고추장을 대표적인 글로벌 식재료 트렌드로 소개하고 영국 내 고추장 판매가 1년 새 71% 증가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스와이시'(Swicy·Sweet+Spicy)가 식품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고추장 기반 핫소스도 주목받고 있다.

국내 식품업계도 이런 흐름에 맞춰 전통 장류를 현지 소비자가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형태(튜브·스퀴징)로 재해석하고 있다. 소스를 식탁에 상시 올려놓는 '테이블탑' 식문화를 고려해 샐러드와 타코·치킨·피자 등에 곁들일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고 월마트와 타깃 등 글로벌 유통망에 진입했다.

K소스 대표 수출 제품/그래픽=이지혜
K소스 대표 수출 제품/그래픽=이지혜

대상(17,780원 ▲40 +0.23%)은 글로벌 식품 브랜드 '오푸드(O'food)'를 앞세워 소스를 김치·김·간편식과 함께 4대 글로벌 전략 품목으로 육성하고 있다. 60여개국에 480여종의 소스를 수출하고 있으며 글로벌 소스 매출은 2018년 약 320억원에서 지난해 655억원으로 두 배 이상 성장했다.

수출 1위 대표 제품인 튜브형 '내추럴 고추장'은 고추장의 제형을 묽게 하고 장 특유의 향을 줄여 음식에 뿌려 먹을 수 있도록 개발한 핫소스다. 요리에 뿌려 먹는 가루형 시즈닝 제품인 '김치 킥', '고추장 킥', 'K-BBQ 킥'도 인기를 끌고 있다. 다양한 식문화를 고려해 비건·할랄 인증 제품도 확대했다.

CJ제일제당(195,600원 ▲500 +0.26%)도 튜브형 고추장 핫소스와 K-BBQ 소스 등을 앞세워 미국·유럽·중국 등 60여개국을 공략하고 있다. K소스 해외 매출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12% 성장했다. 미국에는 드리즐소스, 중국에는 볶음용 양념장, 일본에는 야키니쿠용 소스 등 국가별 식문화에 맞춘 전략도 적중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한식의 정체성은 유지하면서도 현지인의 입맛과 식문화에 맞춘 제품으로 K소스의 영향력이 커졌다"라며 "전략 채널 선점을 위한 국내 식품회사들의 경쟁도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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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권 기자

머니투데이 금융부를 거쳐 지금은 산업2부를 출입하고 있습니다. 우리 생활과 가까운 기업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제보는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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