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들어 매출 부진 심화...선물세트 못 구해 추석 특수 난망
매출 줄면 밀린 납품대금, 급여 상환도 어려워...M&A, 부동산 매각 추진

"희망퇴직자에도 줄 돈도 없다"
회생계획을 추진 중인 홈플러스가 재개장 한 달 만에 다시 자금난에 놓였다. 이달 초 수혈한 긴급운영자금(DIP) 2000억원도 그동안 밀린 납품대금과 직원 급여에 일부 충당해 가장 중요한 상품 신규 공급에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매출 부진이 장기화하고 자금난이 심화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7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3일부터 영업을 재개한 홈플러스 67개 점포의 매출 실적이 이달 들어 전월 대비 하락하는 추세다.
홈플러스는 8월 재개장 이후 약 3주간 1164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영업중단 직전 같은 기간 대비 57% 늘어난 수준이었다. 재개장 효과가 집중된 첫 주말 이후에도 매출이 꾸준히 발생했고, 선지급 물량만 납품받은 상황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였다. 하지만 이달 들어 매출 실적은 눈에 띄게 줄었다. 홈플러스 본사는 구체적인 금액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내부에선 이달 목표 매출의 40%에 그쳤다는 말도 나온다.
홈플러스는 120여개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 익스프레스, 온라인몰 등을 모두 운영한 기준으로 지난해 연간 5조9000억원대 매출을 거뒀다. 이 가운데 NS홈쇼핑에 매각한 SSM 매출 약 1조원을 제외하고, 정상 운영 점포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점을 고려하면 매월 약 2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려야 '정상' 수준으로 볼 수 있다.
홈플러스는 이달 초부터 추석 맞이 대규모 할인 행사를 진행 중이다. 특히 9월은 유통업계 대목인 추석 특수가 낀 시점이어서 매출 감소세는 경쟁력 악화를 방증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홈플러스는 납품 대금 문제로 대표적인 명절 특수 상품인 선물세트도 판매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가 신선식품과 PB(자체 브랜드) 상품 위주로 매대를 구성해 영업을 재개했지만 아무래도 경쟁사 대비 구성이 취약하고, 할인 혜택도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영업 정상화 시점이 지연될수록 자금난은 가중된다. 홈플러스 회생계획안에 따르면 지난달 초 기준 우선 상환해야 할 공익채권 규모는 1조4129억원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물품 대금이 5032억으로 가장 많고 임차료 채권(1669억원) 용역대금(881억원) 급여와 퇴직금(633억원) 테넌트 매출정산 대금(589억원) 4대 보험료(188억원) 등을 갚아야 한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장, 진보당, 사회민주당, 홈플러스 사태 해결 공대위 등 참석자들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추석을 앞두고 홈플러스 장보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09.14. bjko@newsis.com /사진=고범준](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9/2026091716020781184_2.jpg)
실질적인 채무 상환을 위해선 인수합병(M&A)과 부동산 자산 유동화가 현실적인 대안이다. 홈플러스는 이날 본사와 온라인사업 부문을 포함해 대형마트 67개점을 매각하고 폐점 점포 중 소유 부동산을 처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생계획안에 따르면 지난 5월 폐점한 37개 점포 중 자가 점포 19곳을 2028년 2월까지 처분해서 1조4192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해당 자금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이 설정한 신탁담보채권 상환에 활용한다. 이어 2030년 2월 38개 점포를 담보로 약 6000억원을 조달해 체불 임금, 세금 등 공익채권을 변제하고 2037년엔 담보대출 규모를 9000억원대로 늘려 상환 자금을 마련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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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는 이와 동시에 본사와 온라인 사업 부문을 포함한 대형마트 67개점 매각을 추진한다. 매각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은 이번 주 내로 잠재적 인수 후보군에게 투자 안내서를 발송할 예정이다.
M&A가 성사되면 매각 대금이 유입돼 일부 자금 상환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지만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 강성 노조의 과도한 경영 개입, 우발 채무 가능성 등 인수자가 감당해야 할 리스크가 여전히 크다는 게 중론이다. 업계에선 홈플러스 자금난이 심화하면 다시 청산(파산) 위기가 고조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