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 '아메리칸 드림'이 있다면 지금 중국에는 시진핑 주석이 집권하면서 '차이나 드림(China Dream)'이 생겼다. 중국의 제5세대 지도자 시진핑이 중국 미래 10년의 비전을 '중국의 꿈(中國夢)'이라고 내세웠기 때문이다.
요즘 중국의 모든 언론, 각종 포럼에서는 뭐든 '중국의 꿈'과 연계를 짓는다. 시진핑의 추상적인 비전 제시에 대해 중국 내에서도 '중국의 꿈'이 도대체 뭐냐고 말이 많다. 하지만 그 의미는 절대빈곤에서 탈피해 부자로 가는 길의 중간단계인 '소강(小康)사회'를 집권기간 내에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2020년까지 소득수준을 2배로 올리겠다는 '소득배증계획'이 바로 시진핑의 '중국의 꿈'이다.
중국 정부는 세계에서 가장 돈이 많은 정부지만 국민은 여전히 1인당 소득 100위권에 머무는 가난한 나라다. 중국은 과거 30년간 연평균 10%대의 고성장을 해 미국에 이은 G2의 자리에 올랐지만 국민들의 생활은 그에 미치지 못했다. 이유는 국가 전체자산의 70%를 국가가 소유하고 있어 10%의 성장 과실 중 7%는 국가가 가져갔고 13억5000만명의 민간은 3% 성장의 과실로 살아왔기 때문이다.
물론 공산당과 손잡은 일부 자본가들은 포춘 글로벌 부자순위 30위에 랭크될 정도로 돈이 많은 이도 있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가난하다. 지금 중국은 지니 계수가 50수준에 달할 정도로 부의 불평등이 심하다. 그래서 '중국의 꿈'의 또 다른 의미는 동반성장이다. 중국의 동반성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이 아니라 GDP의 총량성장과 1인당 소득의 동반성장이다. 이는 성장의 과실을 공산당이 독식하던 시대를 끝내고 민간으로 분배를 대폭 늘리겠다는 말이다.
중국이 경제규모를 두 배로 키우고 국민에게 돌아가는 분배도 두 배로 늘리는 방법으로 선택한 것은 지금까지의 투자중심에서 소비중심으로 성장모형을 전환하는 것이다. 이를 실현할 구체적인 방안은 바로 도시화다. 농촌인구 4억명을 도시로 이주시키고 호적제도, 임금제도, 토지제도의 개선과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를 통해 국민에게 배분되는 몫을 크게 늘리겠다는 것이다.
앞으로 10년 후면 중국의 도시인구는 현재보다 4억명이 늘어난 8억5000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미국의 도시인구 2.8억명, 유럽의 5.5억명을 합한 것보다 크다. 인류 역사상 미국과 유럽을 합한 인구가 도시에 산 적이 없다. 이렇게 되면 중국 도시민의 소비가 전세계 모든 소비재기업을 변화시킬 수 밖에 없다. 중국이 전세계 최대의 소비시장으로 등장하게 되는 것이다.
'세계의 공장'이었던 중국에 중간재를 납품해 호황을 누렸던 한국은 중국이 소비대국으로 바뀌면 어떻게 될까? 시진핑의 소비대국의 꿈은 '중간재 강국(强國), 소비재 약소국(弱小國)'인 한국에게는 악몽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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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이후 중국인의 소비재에 대한 눈높이가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있다. 전세계에서 내수가 두자릿수 성장하는 유일한 시장이 중국이다 보니 중국이 전세계 모든 명품 소비재 브랜드가 진출한, 전세계에서 경쟁이 가장 치열한 시장이 되었기 때문이다.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은 경쟁 때문에 죽어나지만 중국의 소비자는 전세계 최신 브랜드를 가장 싼 가격에 소비하는 기회를 잡은 것이다.
철강, 화학, 기계 등 중간재의 대중국 수출로 호황을 누렸던 한국경제가 시진핑 시대 소비중심 성장에 맥을 못 추고 있다. 중국이 투자를 줄이자 한국의 모든 중간재산업은 공급과잉으로 돌아섰고 기업이익은 절반으로 줄었다. 중국의 투자중심 성장에 길들여진 한국이 중국의 소비중심 성장에 충격을 본격적으로 받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것이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에서 진짜 위기는 중국시장에서 전세계 유명브랜드와 경쟁할 만한 소비재 브랜드가 없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먹고, 입고 쓰던 제품을 한류라고 중국에 그냥 들고 가던 시대는 갔다. 중국인이 원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고 이를 고급 브랜드화하지 못하면 중국의 긴 내수호황이 한국과는 해당사항 없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중국의 내수 대폭발의 시대에 한국은 중간재에서 세계를 호령한다는 착시에서 빨리 벗어나 소비재에서 혁신을 이루어야 한다. 중국의 등에 올라타 고성장을 하려면 중국인이 사지 않고는 못 배길 매력적인 소비재 브랜드의 개발이 시급한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