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사위에서 1이 나올 확률은 6분의 1이다. 나머지 숫자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주사위를 실제로 던지면 1에서 6사이 숫자 중 하나만 나온다. 나머지 5개의 숫자는 사전적 가능성만 있을 뿐 실제로는 실현되지 않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사전적 가능성과 사후적 결과의 차이다. 그런데 이와 관련하여 소위 ‘대수의 법칙’은 흥미로운 결과를 제시한다. 주사위를 한 번 던지면 1에서 6사이에 숫자 한 개 만 나오지만 만일 600번을 던진다면 1에서 6사이의 숫자가 한 숫자 당 100번 정도씩 나온다. 600에 6분의 1을 곱한 100이 바로 실제로 한 개의 숫자가 나타나는 빈도에 해당한다는 이 결과는 잘 알려져 있고 실제로 이러한 분석은 바로 펀드 등 투자와 관련하여서도 다양한 결과를 제시해준다.
재무전문가로 잘 알려진 MIT 경영대학원의 앤디 로 교수는 최근 이와 관련하여 흥미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였다. 예를 들어 투자 가능한 프로젝트가 150개 있고 성공확률은 10%라고 하자.(이 경우 150개중 15개는 성공을 하지만 135개는 실패 프로젝트가 된다.) 한 개의 프로젝트당 2억 달러의 투자액이 소요된다고 하자. 만일 A펀드와 B펀드가 있는데 펀드의 크기가 100억 달러라고 하면 두 펀드는 각각 2억 달러씩 50개의 프로젝트에만 투자를 할 수가 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두 개의 펀드가 선택한 50개씩이 모두 135개의 실패 프로젝트에 속한다면 두 펀드 모두 원금을 잃고 파산할 수도 있다.
그러나 만일 300억 달러의 큼직한 펀드가 있다면 어떨까. 이 펀드는 150개 모두에 대해 2억 달러씩 투자 가능하다. 이제 300억 달러가 150개 모두에 대해 2억 달러씩 투자되고 일정기간이 지나면 대략 15개가 성공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투자 성공 시 대략 매년 20억 달러씩 벌어들일 수 있다고 할 때, 이제 이 대형 펀드는 매년 300억 달러씩 챙기면서 원금 대비 상당한 수익을 올리는 동시에 새로운 투자기회를 계속 창출해나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메가펀드’의 아이디어는 위에서 지적한 ‘대수의 법칙’에서 출발한다. 작은 펀드가 여러 개 있는 경우 실패 프로젝트에만 투자가 될 가능성이 있지만 거의 모든 프로젝트를 커버할 수 있는 큰 규모의 ‘메가펀드’가 있으면 성공 가능 프로젝트가 거의 확실하게 펀드의 투자 대상으로 편입된다는 것이다. 앤디 로 교수는 이러한 메가펀드가 신약개발과 같은 바이오 계통의 투자에 잘 어울린다는 지적을 하였다. 신약개발은 돈도 많이 들고, 시간도 많이 걸리고, 성공확률도 매우 낮은 편이지만 성공을 하는 경우 그 수익은 어마어마하다. 따라서 크기가 작은 편인 펀드들이 이러한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경우 커다란 실패로 귀결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프로젝트가 여러 개 있을 때 이의 대부분에 투자할 수 있는 ‘메가펀드’가 있는 경우 상황은 달라진다. 대부분의 투자대상에 골고루 투자를 하는 메가펀드는 대상 프로젝트 중 일부 성공한 투자가 생기게 되고 여기서 고수익을 챙기면서 다른 곳에서의 손실을 만회할 수 있고 지속적 투자를 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는 것이다.
물론 이와 같은 투자가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선결조건이 필요하다. 먼저 이러한 구조를 잘 이해하고 응용할 수 있는 금융지식도 필요하고, 신약 개발 라이선스 시장 등이 잘 발달되어 있어야 하며, 메가펀드를 조성하고 운용 가능한 주체도 필요하고, 규제환경도 잘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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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도 많은 조건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메가펀드의 아이디어는 매우 매력적이다. 특히 우리 경제의 당면 과제인 창조경제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전략을 잘 이용한다면 많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긴다. 특히 정부와 민간이 합동으로 대형펀드를 조성하면서 이익을 민간에게 더 배분하고 손실은 정부가 더 많이 부담한다면 민간 펀드의 참여도 활발해지면서 펀드의 크기가 늘어나면서 ‘메가펀드’의 아이디어를 실행할 수 있게 된다.
창조경제의 성공을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시도가 필요하지만 특히 창조금융의 역할이 중요하다. 창조경제를 위한 창조금융에 있어서도 다양한 전략이 구체화하면서 성공적인 결과로 연결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