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충무공과 저작권 창조경제

[기고]충무공과 저작권 창조경제

강석우 한국저작권위원회 사무처장
2013.11.20 06:00

옛 것을 배워 새로 응용한다는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이라는 말을 가장 잘 실천한 역사인물 중 한 명이 이순신 장군이다. 장군은 금나라 침략에 맞서 불패신화를 낳은 송나라 명장 악비의 수군 전략을 연구하여 해전에 활용했다.

특히, 금나라와 연대한 양요가 배에 바퀴를 달아 항속을 높이고, 전선에 당간(대나무 창)을 설치해 악비를 공격한 것과, 악비가 양요의 화살과 돌 공격을 막기 위해 뗏목 위에 쇠가죽을 덮어 방어한 것에 주목하고 거북선 설계에 활용했다.

또한 장군은 당나라의 팔진법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여지는 학익진의 장단점을 면밀히 분석, 한산도 앞바다의 지형지물 및 조류에 맞게 창조적으로 재해석해 한산대첩을 대승으로 이끈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는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미타카하라에서 학익진을 펼쳐 어린진으로 맞선 다케다 신겐에게 대패했던 사실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거북선과 학익진은 과거의 성공과 실패의 교훈, 그리고 남해안의 지형지물과 조류 등을 잘 고려한 융·복합전략의 산물이다. 장군은 주어진 기술과 여건을 창조적으로 재생산해 나라를 지켜낸 것이다.

미술의 세계에서도 이런 현상은 허다하다. 영국 내셔널갤러리 제15 전시실에 나란히 걸려 있는 클로드 로랭의 '항구, 시바 여왕의 승선, 1648년'과 윌리엄 터너의 '디도의 카르타고 건설, 1815년'은 주제, 구성, 색채가 너무도 비슷하다.

세상에 완전히 새로운 것은 없는 지도 모른다. 과거의 사실을 재발견하고 현실에 맞게 변형해 응용하는 것이 창조가 아닐까하는 생각이다. 창조경제하에서 저작권을 폭넓게 해석하려는 것은 이런 이유들에 있다 하겠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저작권위원회가 공유 및 공공저작물 민간 개방 확대를 통해 창조기업의 창작자원 조달 인프라 기반을 확충·강화하려 하는 것이나, SW개발과 관련해서 소유권을 개발자에게 부여하려는 정책기조는 이같은 맥락에서 추진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1인 창조기업 및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하는 '저작권 서비스 지원' 사업은 이들 기업들이 저작권 창조자원을 안정적으로 활용하여 새로운 융·복합 신상품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고용창출과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것이다.

유엔 산하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는 저작권 산업을 크게 핵심저작권산업, 상호의존저작권산업, 부분저작권산업, 저작권지원산업의 4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핵심저작권산업의 경우 순수한 저작권 산업으로 볼 수 있으며, 나머지 3가지는 핵심저작권산업을 기초로 여러 산업들이 융·복합되어 이루어진 산업군으로 구성되어 있다. 핵심저작권산업과 융·복합 저작권산업이 만들어내는 경제적 가치는 2011년 현재 우리나라 GDP의 9.8%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는 지식문화를 중심 소비재로 이용하는 정보화 사회에 살고 있다. 정보화 사회에서 '저작권 창조경제'의 의미와 사회적 소명에 대하여 깊이 생각해 볼 때가 아닌가 싶다. 주어진 환경과 요소들을 시의 적절하게 얼마나 잘 조합하여 정보화 사회를 개척하고 어떻게 리드하느냐 하는 것이 창조경제의 핵심일 것이다.

이순신 장군의 창조적 지혜를 계승한 우리가 산업화 초기의 배고픔을 새마을운동으로 극복했다면, 21세기 정보화 사회의 새로운 번영과 제2의 도약은 융·복합에 기반을 둔 '저작권 창조경제'가 답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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