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Forbes)는 세계 최고의 부자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의장의 누적 기부액이 약 280억달러(약 30조원)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당시 그의 재산이 우리 돈으로 74조 원이었으니 번 돈의 40% 가량을 사회에 '쾌척' 한 셈이다.
미국의 기부 문화는 비단 빌 게이츠와 같은 부자들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마을이나 직장 등의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기부에 대한 인식은 일반인들에게도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물론 기부에 따른 세제혜택이 후한 점도 오늘날의 미국 기부 문화 정착에 일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도 기부금 문화의 활성화를 위해 법적으로 인정되는 단체 등에 기부를 했을 경우 전액에서 일정액을 공제 해주는 기부금 소득공제를 실시 중이다.
해마다 연말정산 시점이 되면 기부금 공제가 도입 취지와 달리 변질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나눔을 통한 기부 문화 확산이 아니라 단순히 세금 혜택을 받기 위한 도구로 악용된다는 지적이다.
기부액보다 많이 낸 것처럼 영수증을 꾸미는 건 양반 축에 속한다. 영수증 용지만 받아 임의로 기부액을 쓰는 '백지 기부영수증'도 활성화 된지 오래다. 한 국세청 관계자는 "심지어는 기부단체가 이 영수증을 돈을 받고 파는 일도 있다"고 개탄한다.
국세청은 지난해 기부금을 악용한 탈세나 부당공제 행위가 있었는지 기부금을 받아 운영하는 종교단체와 의료·복지·학교 등 비영리법인 및 일부 고액 기부금 공제자에 대한 검증을 비공식적으로 진행한 바 있다.
공식 발표는 하지 않았지만 80% 이상의 사람들이 부당 과다 공제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내지도 않은 기부금을 거짓으로 신고하고 국민이 낸 세금을 말 그대로 '슬쩍' 해 간 것이다.
2012년에 신고 된 기부금은 2조1000억 에 이른다. 88만6000명이 기부를 했다고 과세당국에 신고했지만 한정된 인력으로 전수 조사를 하기도 어렵다.
국세청은 올해 분 연말정산부터 기부금 부당공제 단속 강화 차원에서 소득공제 금액이 100만원 이상인 기부금 표본조사 대상 인원을 0.1%에서 0.5%로 확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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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부당공제로 적발되더라도 처벌은 부당과소신고가산세(40%) 등이 추가되는 것이 전부다.
적발이 된 사람들은 일정 기간 기부금 공제를 제한하는 등의 좀 더 강노 높은 조치가 필요한 이유이다. 영수증을 거짓으로 발급한 단체는 설립허가를 취소하는 게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