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은퇴 후 소득공백기 잘 보내려면…

[기고]은퇴 후 소득공백기 잘 보내려면…

유상정 IBK연금보험 대표
2014.07.07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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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대기업 임원인 후배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9월이면 입사한지 28년차인데 노후설계 컨설팅을 받고 싶다는 것이었다. 올해 55살인 후배는 입사 동기들보다 늘 앞서 승진하더니 아마 조진조퇴(早進早退) 대상에 들어간 듯했다. 목소리에서는 위기감이 느껴졌다.

국민연금이 지급되는 62세까지는 7년이 남았고, 별도로 가입한 개인연금도 변변치 않다고 했다. 은퇴 이후 국민연금을 받을 때까지의 소득 공백기, 이른바 은퇴 크레바스(retirement crevasse)가 그에게도 닥친 것이다. 우리나라 총인구의 15%를 차지하는 베이비부머 세대(1955년~1963년)의 은퇴가 시작되면서 은퇴 크레바스의 문제는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우리나라 직장인의 은퇴는 대부분 55세 전후에 이뤄진다. 자녀들이 아직 대학에 다니거나 결혼을 앞두고 있으며, 노부모도 부양하는 경우가 많아 여전히 지출이 많을 시기다. 은퇴 후 작은 사업이라도 시작하려면 목돈이 필요하다. 그것마저 잘 될 거라는 보장도 없다.

우리나라 가계자산 중 부동산 비중은 67.8%(4월 통계청 자료)로 선진국(30~50%)에 비해 월등히 높다. 그런데 부동산 가격마저 하락하고 있어 아파트 등에 많은 재산이 묶인 베이비부머 세대는 노후자금 마련이 더 어려워졌다.

2011년 현재 우리나라 개인연금 가입률(경제협력개발기구 자료)은 12.2%로 독일 29.9%, 미국 24.7%보다 저조하다. 가입 후 10년 동안 유지하는 비율도 52.4%에 불과하다. 가입률 자체도 낮지만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연금을 받기 이전에 먹고 사는 문제로 해약하는 경우가 많다.

1969년생 이후 태어난 사람의 경우 55세 전후 퇴직하면 국민연금 수령시기(65세)까지 약 10년의 공백기가 생긴다. 공무원이나 교직원은 60세 전후에 퇴직하니 5년의 공백기가 있다. 이 기간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보내느냐에 따라 노후생활의 성패가 결정된다. 베이비부머 세대들에게 소득 공백기는 진정한 휴식과 탄탄한 노후를 꿈꾸는 시기로 ‘세미콜론’(마침표와 쉼표의 중간) 전략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은퇴후 일정기간 다가올 소득 공백기를 성공적으로 보내려면 어떻해 대비해야 할까. 통상 은퇴 후 노후 생활비, 즉 소득대체율은 은퇴직전 소득(생활비)의 60~70%가 적당하다고 본다. 개인마다 편차는 있겠지만 서울에서 2인 가구가 최소한의 생활을 하려면 현재가치로 매월 150만원 정도가 필요하다.

예를들어 서울에서 직장생활 10년째인 백년지계(45세)씨는 연봉이 5000만원인데, 앞으로 10년 정도 더 다니고 55세에 조기 은퇴를 생각하고 있다. 백년씨의 노후설계는 어떻해 준비해야할까. 백년씨는 국민연금이 나오는 65세까지는 최소 1억8000만원(10년간 매월 150만원)의 생활비가 필요하다. 퇴직금 1억원과 부족분 8000만원(매월 70만원)은 개인연금과 재형저축, 주택연금 등으로 충당할 수 있다.

직장인과 자영업자들이 은퇴 크레바스를 무난히 넘을 수 있는 가교연금으로는 소득공제용 ‘연금저축’과 비과세 목적의 ‘일반연금’을 추천한다. 연금저축은 연간 납입보험료(연400만원 한도)의 13.2%(지방소득세 포함)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일반연금은 10년 이상 유지시 보험차익에 대해 이자소득세가 비과세된다. 투자수익과 절세효과를 기대한다면 ‘변액연금’이 있으며, 근로자의 노후를 위해 회사에서 가입하는 ‘퇴직연금’도 빼놓을 수 없다.

연금가입시 주의할 점은 가입 후 최소 7년 이상 지속적으로 유지할 경제적 상황이 되는지 여부다. 중도해지 시 원금손실, 소득공제 환급금 환수(연금저축의 경우), 기타 해지세 부가 등이 있으므로 가입 시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재형저축은 연봉 5000만원 이하 근로자만 가입할 수 있고 7년이상(최장 10년) 유지하면 이자와 배당소득에 대한 비과세 혜택까지 받아 최대 연 6%대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저축상품이다. 주택연금은 만 60세 이상의 주택소유자가 주택을 담보로 평생 혹은 일정기간 동안 매월 연금방식으로 지급받는 국가가 보증하는 금융상품(역모기지론)이다.

100세 시대, 경제적 활동이 조금이라도 더 왕성할 때 은퇴 후 소득 공백기를 포함해 멀리 내다보는 노후설계가 필요하다. 누구에게나 닥칠 은퇴! 잘 설계하면 황금노후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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