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진핑 주석의 방한 이후 중국인들의 한류(韓流) 사랑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한국 드라마를 실시간으로 챙겨보는가하면 주인공이 입고 먹는 것은 그대로 중국에서도 최신 유행이 된다.
한국을 찾는 요우커(遊客, 중국 관광객)은 연일 사상 최대 수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이들이 한국 면세점과 백화점에서 쓰는 돈은 1인당 2000달러를 훌쩍 넘는다. A패션잡화 브랜드는 중국인들의 싹쓸이 쇼핑 탓에 1인당 구매 상품수를 5개 이내로 제한할 정도다.
이렇다보니 중국 현지에서 한국 온라인 쇼핑몰에 접속해 한국 상품을 직접 주문하는 이른바 '직구'(직접구매)도 크게 늘었다. 글로벌 결제기업인 페이팔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온라인 해외 직구족은 1800만명에 달하며 이들이 소비한 금액은 352억달러(35조원)에 육박한다.
문제는 한국 온라인쇼핑몰이 이런 중국인 직구족에게 여전히 불편하다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3월 '천송이 코트'를 거론하며 온라인 쇼핑의 불편을 해소하라고 지시했지만 지금껏 달라진 것은 사이트 언어를 중국어로 바꾼 것 정도에 그친다.
일부 중국 은련카드 결제시스템을 도입한 곳도 있지만 여전히 걸음마 수준에 그친다. 아마존이나 이베이가 시행하는 간편 결제는 한국 카드사들의 이해관계에 막혀 여전히 도입될 조짐조차 없다.
최근 중국에서 만난 한 직장인은 "드라마에서 본 한국 상품을 직구하고 싶은데 한국 오픈마켓의 중국어 사이트는 결제도 불편하고 배송료도 높아 이용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들이 인프라 구축에 머뭇거리는 사이 직구가 막힌 중국인들은 한국으로 유학 간 대학생들이나 교민 등을 통해 배송대행을 주로 이용한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는 타오바오를 통해 해외 구매 대행업을 시작했을 정도다. 한국에서 중국으로 이런 방식으로 넘어가는 배송대행 시장 규모만 연간 2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런 구매대행 시장이 커질 수록 한국 기업들이 가져가는 몫은 더 줄어들기 마련이다. 물론 검증되지 않은 판매업체가 불량 상품이나 가짜 상품을 배송해 한국 상품 전체의 이미지가 나빠질 수 있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최근 중국에서 불고 있는 한류 열풍이라는 큰 기회를 잡기 위해 한국 유통기업들의 한발 빠른 의사결정과 적극적인 투자가 절실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