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제조업이 위기에 빠졌다는 우려가 많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4조원대로 급감했고 중국 휴대폰시장에서도 샤오미의 약진으로 고전한다. 현대자동차의 3분기 영업이익은 라이벌 토요타자동차의 3분의1 수준에 머물렀다. 조선과 철강은 중국의 공세와 글로벌 수요 격감으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석유화학 역시 예외가 아니다. 제조업의 위기를 극복할 해법은 무엇인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미국 독일 일본이 비교적 선전한 것은 상대적으로 견실한 제조업 기반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미국 오바마행정부는 해외로 나간 제조업의 본국 이전과 선제적 구조조정을 통해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구현했다. 이에 따라 원가절감→경쟁력 제고→고용창출로 이어지는 선순환구조가 작동했고 이는 제조업 르네상스로 이어졌다. 미국이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 가운데 가장 많은 신규고용을 창출한 것은 제조업의 화려한 부활 덕분이다.
과거 일본의 성장을 견인한 전자·자동차·철강산업의 부활도 눈여겨보아야 할 대목이다. 일본 전자업계의 몰락이라는 소리를 듣던 전자업체가 엔저와 기술혁신에 힘입어 경쟁력을 회복했다. 토요타·혼다·닛산자동차의 선전은 경상이익 증대와 시장점유율 확대로 이어졌다. 독일이 4.9%의 유럽 최저수준의 실업률과 엄청난 경상흑자를 구현한 것은 노동시장 개혁을 통한 산업경쟁력 강화 때문이다. 하르츠입법과 어젠다 2010 개혁으로 고용구조의 유연화가 이루어졌고 실질임금 안정은 제조업의 수출경쟁력 강화를 촉진했다.
제조업 경쟁력 강화는 1차적으로 생산성 향상에서 그 답을 찾아야 한다. LG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노동생산성 하락 속도가 주요 선진국에 비해 지나치게 빨라 소위 '성장 없는 고용' 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노동생산성 향상이 없으면 성장은 어렵다고 경고했다. 제조업 노동생산성지수는 2010년 100에서 2014년 104.2로 거의 정체 상태다. 서비스산업의 생산성은 말할 나위가 없다. 제조업 대비 서비스산업 생산성은 2008년 56%에서 2013년 47%로 떨어졌다. 생산성 향상이 전제되지 않는 임금인상이나 근로시간 단축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고용시장의 유연성 제고가 시급하다. 세계경제포럼(WEF)의 '2014 국가경쟁력' 평가에 따르면 노동시장의 효율성은 전년 78위에서 86위로 떨어졌다. 노사협력은 132위, 해고비용은 120위, 고용 및 해고관행은 106위다. 독일과 미국이 제조업 부활에 성공한 것은 고용시장의 유연성으로 인해 신축적인 고용조정과 구조개혁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경직적인 노동시장은 경기위축시 노동비용 절감을 어렵게 해 저물가와 저성장 위험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만든다. 우리나라에서 비정규직이 양산되고 청년실업률이 지나치게 높은 것도 결국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고 게리 베커 교수의 말처럼 노동시장의 경직성이 생산성 증가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다. 특히 고용시장의 유연성이 떨어질수록 취약계층과 비숙련 노동계층이 더 큰 타격을 입는다는 사실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견실한 중견기업 육성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독일이 유럽경제의 모범생 소리를 듣는 것은 중견기업 미텔슈탄트의 선전 덕분이다, 작지만 강한 기업인 미텔슈탄트는 독일경제의 히든챔피언으로 고용과 수출의 60%와 20%를 담당한다. 가격보다 품질과 성능으로 승부하고 선택과 집중 원칙을 중시하며 해외시장을 지향하는 글로벌 전략을 추구한다. 특히 도제제도에 바탕을 두고 있어 이직률이 2.7%에 불과한 고효율 조직이다. 우리나라도 '월드클래스 300' 같은 글로벌 강소기업 육성정책을 추진하지만 아직은 성과가 제대로 나오지 않고 있다.
독자들의 PICK!
관건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최근 미국 중간선거에서 감세, 재정적자 축소, 기업 활성화를 강조하는 공화당이 압승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업 육성을 통한 고용창출에 올인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