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안, 조속히 처리해야

[기고]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안, 조속히 처리해야

김재현 상명대학교 금융보험학부 교수
2015.04.20 06:25
김재현 상명대학교 금융보험학부교수
김재현 상명대학교 금융보험학부교수

지난해 안정적 노후생활 보장이라는 목적 하에 범정부차원에서 추진된 “사적연금활성화대책”의 핵심인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이하 근퇴법) 개정안의 처리가 계속해서 지연되고 있다. 당초 12월 정기국회 통과를 목표로 했던 근퇴법 개정안은 이후 2월 임시국회에서도 처리되지 못하고 금번 4월 임시국회로 넘어가 있는 상황이다. 조속한 통과를 위해 의원입법 형태로 추진됐던 개정안이 정작 제출 이후 6개월 가까이 제대로 된 논의한번 되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는 셈이다.

근퇴법 개정안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주요과제로 검토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공무원연금,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 개편이 사회적 이슈로 대두된 상황에서 퇴직연금은 시간을 두고 천천히 검토해도 되지 않겠느냐는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여야가 4월 임시국회에서는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는 있으나, 이 같은 기류가 계속 이어진다면 긍정적 결과를 기대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근퇴법 통과 지연이 아쉬운 이유는 이미 많은 전문가들이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노후가 더욱 위태로워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100세 시대에 대비해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으로 이어지는 선진형 3층 노후보장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정부의 강한 의지로 지난 2005년 도입된 퇴직연금제도는 2014년말 기준으로 27만여개 사업장에서 535만명의 근로자가 가입하는 등 점진적으로 정착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정작 근로자 수급권이 취약한 중소기업들의 가입률이 16% 수준에 불과하고, 이들의 가입을 촉진할만한 제도적 장치는 상대적으로 미흡해 당초 도입 취지가 희석되고 있냐는 지적을 받아온 것도 사실이다. 그 결과, 퇴직연금에 가입하지 않은 기업에 근무하는 근로자들의 퇴직금 체불액은 매년 증가해 지난해는 무려 5,189억에 달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노동부가 관계부처, 노동계, 여러 연구기관 전문가들과의 논의를 토대로 마련한 이번 근퇴법 개정안은 근로자의 수급권을 보호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2022년까지 퇴직연금제도 도입 단계적 의무화, 30인 이하 중소사업장을 대상으로 정부가 재정지원을 통해 가입을 유도하는 중소기업 퇴직연금기금제도 도입, 근로자 노후자금의 합리적 자산운용을 유도해 노후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적립금 운용계획서 도입, 가입자 대상 투자권유준칙 도입 등의 내용들은 근로자 노후 안정을 위해 직접적인 대안이 될 수 있는 내용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개정안이 도입 10년차인 우리나라의 퇴직연금제도가 진정한 선진형 제도로 거듭나도록 하는 핵심적 내용들을 담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100세시대가 현실화 되고 있음에도 여러 조사에서 약 60%의 근로자가 노후를 위한 별다른 준비를 못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오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고려하면, 퇴직연금을 통해 최소한의 노후준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틀 마련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중요한 이슈다. 영세 사업장에 근무하는 근로자들을 연금 사각지대에 남게 해 노후에 길거리로 내몰리는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근퇴법 개정안이 4월 임시국회에서는 반드시 처리될 필요가 있다. 근로자의 노후소득보장과 관련한 핵심적 내용을 담고 있는 근퇴법의 조속한 처리는 시간을 다투는 중차대한 사안임에 틀림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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