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모르겠다, 삼성물산 합병 논란은 너무 많은 문제들이 얽혀 있어 판단하기가 굉장히 어렵다"
1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민간단체 주최의 '기업지배구조 논란' 토론회 직후 한 참석자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저명한 학자이자 관련 분야 최고 전문가조차 머릿속이 복잡하다. 합병을 반대하는 엘리엇의 진짜 속내는 물론 찬반을 둘러싼 우리 사회의 구도도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일단 '반재벌 정서'가 강하게 결합됐다. 삼성물산의 사외이사이기도 한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이날 토론회에서 "(일부 여론은) '꼴좋다'고 하는 그런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평소 삼성 혹은 대기업 총수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던 사람들이 합병 차질을 고소해하고 있다는 얘기다.
일개 기업 간 합병 여부가 전 국가적 이슈로 떠오른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에 대한 시장의 신임투표를 넘어 투기자본의 공격과 대기업의 방어가 얽혔고, 당사자인 주주들의 경제적 판단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의 이념과 가치까지 가세했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 소위 '먹튀'라며 헤지펀드의 투기적 행태를 맹렬히 비난해왔던 투기자본감시센터와 경실련 등 일부 시민단체들의 합병 반대는 아이러니하다. '먹튀'와 '재벌'이 맞붙자 결과적으로 '먹튀'인 헤지펀드의 편을 든 셈이다.
어떤 단체는 이미 대법원 확정판결이 난 19년 전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 발행 사건까지 꺼내며 '"그래서 결론은 합병 반대"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만큼 삼성을 비롯한 한국의 오너 지배체제에 대한 사회 일각의 반감은 저주에 가까울 정도로 뿌리 깊다.
삼성이 다가오는 주총에서 이기든 지든 이번 사태로 확인한 불신과 반감은 풀어야할 숙제다. 신뢰를 쌓고 지배구조를 한층 개선하는 계기가 된다면 오히려 엘리엇 사태는 장기적으로 이재용 부회장 체제의 약이 될 수도 있다.
동시에 여론은 좀 더 냉정히 상황을 볼 필요가 있다. "잘 나가더니 꼴좋다"는 식의 조롱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누가 더 기업의 미래 가치를 창출해야할 이유와 의지가 있을지, 어느 편이 더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경제에 활력을 줄지 이성적으로 판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