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도약 필요한 해외인프라 개발

[기고]도약 필요한 해외인프라 개발

김희택 태광파워홀딩스 대표 겸 해외인프라개발협회장
2016.05.02 07:55

침대는 가구가 아니라 과학이란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세월을 어느 정도 짊어진 대부분의 대한민국 국민들은 바닥에서 잠을 자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인생의 반을 지나서야 침대라는 것을 필요한 가구로 인식을 했던 것 같다. 지금은 바닥에서 자는 게 무척 불편하다. 인간의 기억은 쉽게 왜곡되고, 유리하게 저장된다. 한 때 우리나라 건설산업은 경제발전과 더불어 고속 성장을 이루었다. 값싼 노동력을 기반으로 중동시장을 공략했던 70년대, 우리는 바닥에서 자는 게 그리 불편하지 않았다. 이제는 세계 1위라 해도 전혀 부담이 없는 우리의 건설산업이지만 요즈음에는 만나는 업계 사람들마다 힘들다는 소리 밖에 없다. 이제는 편한 침대에서 내려와야 할 때인가?

중국하고 일본 중간에 끼였다는 말은 산업 현황을 이야기 할 때마다 거의 화두로 등장한다. 생각해 보면 1등하고 꼴찌 외에는 어차피 다 끼어 사는 인생인 것이다. 그리 대단한 발견은 아니다. 최근 국회의원 선거에서 보듯, 일등에 익숙하다 일등 자리를 내어주는 참담함이 있을 뿐이다. 그나마 우리 산업계는 돌파구를 찾는 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 레드오션에서 경쟁하다 서로 피 흘린 경험이 있고, 수주에 급급하다 보니 불리한 계약조건을 감수해야 했던 사례도 많이 겪었다. 대부분의 대형 건설회사들은 그 돌파구를 “해외인프라개발”이라는 그리 새로운 분야는 아닌, 하지만 우리나라가 오랫동안 외면해 오던 분야에서 찾는다. 사실 대한민국에서 인프라개발 분야는 그리 선진화가 되어 있지 않다.

지난 수 년 동안 해외인프라개발이 미래먹거리라는 말은 수도 없이 들었다. 물론 한국전력 및 자회사들이 지난 10여 년 간 해외발전개발 분야에 대한민국 대표선수로 활동해 왔으나, 건설 및 금융 등의 연계산업 발전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그나마 근간에 대림에너지, 킹라인디밸롭먼트 등의 기업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개발시장에 뛰어들어 소기의 성과를 올리고 있어 무척 긍정적으로 인식된다. 아직은 해외 선진 개발사에 비하여 금융기법과 개발력이 많이 모자라는 것은 사실이지만,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있고, 사단법인 해외인프라개발협회도 2015년 말에 발족되어, 도약을 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되고 있다고 본다.

이제는 뛰어 넘어야 할 시점이다. 국토교통부에서는 그 동안 타당성조사지원, 글로벌 인프라펀드 운영 등을 통하여 일부 지원을 해 왔던 바, 추가적인 지원 방안도 다각도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민간 업계 입장에서는 크게 환영한다. 정부차원에서 개발사업을 적극 지원하는 이니셔티브는 미국, 일본에서는 이미 존재해 왔던 바, 우리나라에서도 해외인프라개발 분야에 진입하는 민간기업들에게는 뛰기 위한 스타팅블록의 역할 등 구체적인 지원방안을 기대한다.

인프라 수요가 풍부하여 기술력으로만 경쟁하는 시대는 적어도 당분간은 끝났고, 수요를 창출해야만 하는 시대에 돌입하였다. 해외에서의 수요 창출이라는 것은 상대적으로 못 사는 나라의 인프라를 잘 사는 나라의 자금과 기술력으로 수혜국의 경제성장을 지원하는 동시에, 공여국 입장에서는 단기적 건설 수주 실적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장기적 자본 투입 수익성을 보전하는 윈-윈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새로운 침대는 설렘이 있다. 대한민국은 기술력, 자금력에서 밀리지 않는다. 민관이 협력하여 경쟁할 수 있는 판이 형성되고 있으니, 이제는 새로운 시장에서 일등을 향하여 뛰고 넘을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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