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 시평] 아베노믹스의 재정확대 위험

[MT 시평] 아베노믹스의 재정확대 위험

이지평 기자
2016.07.15 04:56

지난 7월10일 실시된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는 당초 예상대로 여당이 승리함으로써 일본 주가가 급등하고 엔고 기조도 뚜렷이 둔화되었다. 영국의 국민투표 직후 한때 1달러당 99엔을 기록한 엔화 환율은 104엔 수준을 회복했다. 이는 아베노믹스가 다시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한 것이다. 사실 아베 총리는 선거 다음 날인 11일 대규모 경제대책을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어느 정도 한계를 드러낸 아베노믹스를 다시 강화해 부진한 일본경제 상황의 타개에 주력하려는 것이다.

아베노믹스는 대폭적인 금융완화를 통해 한때 엔저를 유도하는데 성공했으나 지난해 말에 1달러당 120엔대를 기록한 엔화 환율이 올해 들어 강세로 반전해 최근에는 브렉시트에 따른 안전통화 선호 경향도 겹쳐 1달러당 99~105엔에서 추이하고 있다. 그동안 엔저로 수익을 늘린 일본 기업도 잇따라 어려움을 호소하는 실정이다. 일본 정부로서는 외환시장에 대한 직접적인 개입에 관해서는 미국의 견제를 받고 있어 엔저를 막기 위해서도 경제정책에 한층 주력하려는 모습이다.

아베 총리는 이번 가을에 결정할 경제대책에서 10조엔 넘는 사업규모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진한 소비를 진작하기 위한 대책이나 신아베노믹스에서 중시하는 보육, 고령자 간호 등 ‘1억총활약사회’ 실현을 위한 대책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일본정부가 성장산업으로서 중시하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 그린이노베이션 등을 촉진하기 위한 대책에도 정부 예산을 중점적으로 투입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아베노믹스에 의한 금융완화, 재정확대 등의 경기부양책 효과를 보면 기대에 못 미친다. 2013년 일본경제의 실질성장률은 1.4%를 기록했으나 2014년에는 0%, 2015년에는 0.5%에 그치는 등 경기부양책의 효과는 일시적이고 미약했다고 할 수 있다. 저출산에 고령화로 인해 일본 건설산업에서는 이미 80만명 정도의 인력부족이 추정되는 상황이며 공공사업의 집행에도 어려움이 있다. 단기적인 경기부양책은 일본 경제의 구조상 한계가 있어 보이며 노무라증권에 따르면 경제대책이 실시될 경우에도 2016회계연도의 일본 경제 성장률은 0.8%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의 경우 엔고 반전에 따른 기업 법인세 둔화 등을 감안하면 일본 정부의 조세 수입이 당초 예상보다 적을 것으로 보여 아베노믹스 이후 다소 개선된 일본 정부의 재정수지도 다시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중앙은행이 양적금융완화 정책을 계속하면서 일본 국채 매입에 열을 올릴 것으로 보여 일본의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마이너스 상태를 유지할 정도로 국채시장 상황은 양호하다.

그러나 이러한 양적금융완화 정책의 지속과 국채시장의 호조로 정치권 주도로 재정에 대한 규율이 계속 느슨할 경우 지금은 잠재된 재정불안을 어느 순간에 촉발할 수 있는 위험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양적금융완화로 인해 일본 정부의 기존 정부채무에 대한 부담은 상당히 경감되어 일본 정부도 무리한 재정긴축은 피할 수 있으나 경제성장세를 높이면서 연간 재정수지를 균형 상태로 회복시키는 과제는 여전히 중요할 것이다.

이와 같은 저성장, 저금리 시대 일본의 재정문제는 우리에게도 몇 가지 시사하는 바가 있다. 우선 경제구조의 변화로 기존 단기적 경기부양책의 효과가 떨어질 수 있으며 재정확대를 통해 기업의 투자나 고용을 유발할 수 있는 새로운 재정확대 유망 분야를 시대의 변화에 맞게 끊임없이 개발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또한 아베노믹스가 성장전략에서 고전하고 단기처방에 의존하는 바와 같은 폐해를 피하기 위해 성장전략의 신속한 효과를 거두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어려울 것같이 보이지만 재생에너지, 전기차 등의 새로운 에너지산업의 성장기반을 신속히 구축하거나 자녀 양육 기반을 확충하면서 여성 노동의 공급을 촉진하는 등 공급구조의 혁신에 관해서도 신속성 있는 방안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단기적인 수요진작책이 중장기 차원의 공급구조 혁신, 성장잠재력 강화 정책과 연계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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