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中 벼락치기 방역조차도 부럽다

[광화문]中 벼락치기 방역조차도 부럽다

김명룡 바이오부장
2021.12.10 04:30

지난해 1월23일 코로나19(COVID-19)의 진원지인 중국 우한(武漢)이 봉쇄됐다. 정부는 군대까지 동원해 도시를 봉쇄했다. 역병이 창궐했지만 이 도시를 빠져나갈 수 있는 사람은 없었고, 그곳은 죽음의 도시가 됐다. 도시의 병원에, 거리에 시체가 방치될 지경이었다.

폭증하는 환자를 기존 의료시스템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자 중국 당국은 이틀뒤 2500병상 규모의 응급전문 병원을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아무리 조립식이라고는 하지만 이 병상을 짓는데 단 10일이 걸렸다.

이 병원이 불의 신을 뜻하는 훠선산(火神山)과 천둥의 신을 뜻하는 레이선산(雷神山)이다. '불의 신과 천둥의 신이 역병을 물리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병원은 중환자실, 외래 진료실, 의료지원부, 음압 병실, 중앙공급창고, 의료 폐기물 임시 보관소 등의 시설을 갖췄다.

병원엔 중국 인민해방군 의무인력이 투입됐다. 시설이 열악하단 소식도 전해졌지만 환자들을 수용하며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어쩌면 강력한 통제가 가능한 중국의 체제에서나 이뤄질 수 있는 일일 수 있다. 그럼에도 중국은 "설마 그게 가능해?" "역시 대국이라 10일만에 병원을 만든다고 나서는구나"라는 주변 국가들의 비아냥과 의심의 시선을 어느정도 잠재웠다.

중국의 방역정책에도 장단점이 있겠으나 결과론적으로 봤을 때 우한에 감염병을 치료할 대규모 병상을 급하게 만든 것은 좋은 결정으로 평가되고 있다. 단순 폐렴 정도로 치부했던 초기의 실패를 어느 정도 만회하는 대응으로도 평가됐다.

지난해 우한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요즘 코로나19 환자 병상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우한처럼 의료시스템이 마비될 지경은 아니지만 매일 수천명씩 코로나 확진이 이어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전국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은 80% 가까이 찼다. 입퇴원 수속절차에 따른 대기시간 등을 고려하면 통상 병상 가동률이 80%만 돼도 사실상 병상은 더 이상의 환자를 받아들이기 힘든 상태가 된다. 지난달부터 시작된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로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특히 방역당국은 백신의 효과를 과신, 중증화율을 잘못 계산했다. 당초 1%대의 중증화율을 예상했지만 이미 두배를 넘어섰다.

결국 1000명이 넘는 환자들이 병상이 나길 기다리고 있다. 이중 대부분은 70세 이상 고령이거나 고혈압·당뇨 등 기저질환자다. 위중증으로 악화될 수 있는 고위험군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사망자도 급증하고 있다. 최근 일주일 평균 치명률은 1.42%로 전 세계 최상위권이다

예측 실패로 인한 중환자 치료 병상 포화 문제가 심각해지자 정부는 최근 재택치료를 기본 전제로 전환했다. 병상이 없으니 어지간한 증상이면 집에서 치료하라는 의미다. 중환자 관리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오자 이번엔 재택치료를 '더' 활성화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재택치료를 독려하기 위해 재택치료 기간을 줄여줬다.

정말 저렴한 대책이 아닐 수 없다. 이정도 방역 대책이라면 우리가 한 수 아래로 여기던 중국보다 나은 게 무언가. 방역당국이 정확한 예측에 실패했다면 발빠른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감염병을 치료하는 시설은 정규 병원을 짓는 것보단 어렵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숙박시설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예측도 실패하도 대안도 없으니 정말 답이 없는 상황이다.

치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을 위드코로나를 위해 감수해야할 것으로 치부해선 안된다. 그 어떤이의 생명도 다수의 이익을 위해 덜 소중히 다뤄져선 안되기 때문이다. 입원 치료를 받지 못해 살수 있는 환자가 죽는 상황을 막는 일에 방역 정책을 책임지는 자리라면 적극적이고 다양한 대안을 고민해야 한다. 공무원의 무능은 죄라고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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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룡 증권부장

학이불사즉망(學而不思卽罔) 사이불학즉태(思而不學卽殆). 바이오산업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우리의 미래 먹거리입니다. 바이오산업에 대한 긍정적이고 따뜻한 시각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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