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의용소방대가 만들어가는 따뜻하고 안전한 지역 공동체

[기고]의용소방대가 만들어가는 따뜻하고 안전한 지역 공동체

이흥교 소방청 청장
2022.04.01 05:50
이흥교 소방청장
이흥교 소방청장

프랑스의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Pierre Bourdieu)는 사회발전의 토대로써 물적?인적 자본 외에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국의 사회학자 제임스 사무엘 콜맨(James Samuel Coleman) 역시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요소로써 사회적 자본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대표적인 사회적 자본은 '신뢰'며, 신뢰를 측정하는 지표 중 하나가 사회단체 참여 정도다. 통계청 통계개발원이 발간한 '국민 삶의 질 2021'보고서에 따르면 자원봉사 등 사회단체 참여 지표가 전기 대비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생활 전반의 변화와 일상의 제약을 경험하면서 사회단체 참여가 줄어든 것은 당연한 것일지 모른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이웃의 안전을 위해 발벗고 나선, 가장 전통있고 체계화된 민간자원봉사단체인 의용소방대가 있었다.

환난상휼(患難相恤)의 덕목을 가진 조선시대 향약(鄕約)과 같이 지역사회에 어려움이 다쳤을 때 서로 도와 극복하는 전통이 그 뿌리라고 할 수 있는 의용소방대는 1958년 '소방법' 제정과 함께 민간자원봉사단체 중 최초로 법정단체가 됐고 지금까지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화재 등 재난이 닥치면 이웃을 위해 생업을 제쳐두고 재난현장으로 달려가는 전국 3921개대, 10만여명의 의용소방대원들은 평상시에는 지역사회의 안전문화 정착과 재난취약계층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소방관서 설치가 어려운 농?어촌 지역의 전담의용소방대는 원거리 지역에서 재난초기 대응을 담당하고 있고 수난, 산악, 중장비 등 전문기술자로 구성된 전문의용소방대는 재난유형별 전문적 재난대응활동을 펼치고 있다.

코로나19가 확산되자 의용소방대원들은 방역당국을 도와 공적 마스크 판매, 소독활동, 백신접종센터 운영 등을 지원했다. 지난달 213시간 동안 이어진 경북?강원 지역 대형 산불 현장에서 5000여 명의 의용소방대원은 산불진압, 주민 대피, 이재민 구호 등 큰 역할을 담당했다. 태풍 등 자연재해 현장에서도 어김없이 복구활동을 하는 의용소방대원들을 만날 수 있다.

재난사고에 대한 사회적 감수성이 높아지고 기후변화, 도시화, 산업화, 고령화 등에 따른 재난양상과 사회환경의 변화로 의용소방대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최근 주목되는 점은 재난 피해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웃으로서 보살피며 심리적 안정을 돕는 역할이다.

기초 소방훈련과 응급처치교육을 받은 의용소방대원들이 대형화재로 이어질 수 있는 화재를 초기에 진압하거나 심정지로 쓰러진 시민을 살리는 사례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급속한 고령화, 1인 가구의 증가로 늘어난 재난취약계층에 대한 안전 수호자로서 활동도 활발해지고 있다.

이렇듯 사회 저변의 의용소방대원들은 시민들의 안위를 자발적으로 돌보는 우리 사회의 소중한 사회적 자본이다. 3월 19일을 법정 '의용소방대의 날'로 정한 것은 그러한 사회적 자본을 발전시키고자 한 의지다. 그 첫 번째 기념일을 보내며 의용소방대원 모두에게 축하와 감사함을 전한다. 아울러 의용소방대가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환경과 재난환경에 발맞추어 새롭고 다양한 안전 봉사를 실천하는, 가장 빛나는 봉사단체로 계속 발전하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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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흥교 청장

안녕하세요. 외부기고가 이흥교 청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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