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부동산업의 침체가 길어지고 있다. 지난 8월22일 올해 들어 세 번째 기준금리(LPR) 인하에도 불구하고 70개 주요 도시의 신규 주택가격은 11개월째 하락했다. 집값폭락으로 주택 매입자들의 대출상환 거부운동(모기지 보이콧)도 확산한다. '부동산발 위기론'이 나올 때마다 반전으로 20년 이상 불패신화를 이어온 중국 부동산인데 어떤 문제가 생긴 것일까. 일부이긴 하지만 "중국의 부동산 잔치는 끝났다"는 의견이 나와 주목된다.
이들은 4개 요인을 거론한다. 첫째, 중국 주택의 잠재적 공급이 지나치게 많다는 점이다. 중국 부동산 싱크탱크 베이커연구소(BRI)에 따르면 중국의 평균 공실률은 12.1%로 본토 주택 4억채 중 5000만채가 빈집이다. 이는 미국의 11.1%, 프랑스의 7.8%보다 높고 싱가포르 5.3%, 홍콩 4.1%의 2배가 넘는다. 지방에 '빈 아파트 유령마을'이 속출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런 잠재적 공급압력은 중국의 주택 소유구조에서도 알 수 있다. 인민은행 조사에 따르면 주택 1채 소유자는 전체 중국인의 58.4%, 2채 소유자는 31.0%, 3채 이상 소유자도 무려 10.5%, 평균으론 '1.5채 소유'로 분석됐다. 그만큼 주택시장이 흔들리면 하방압력이 큰 셈이다.
둘째, 출산율 저하와 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도 부동산 침체의 주요인 중 하나다. 출산장려 정책에도 불구하고 경제불안과 코로나 봉쇄 등으로 중국의 인구감소 시기가 올해부터 시작될 것이란 주장이 나오기 때문이다. 인구감소가 부동산 둔화의 구조적 요인임은 널리 알려진 사실. 특히 주택 실수요층의 감소는 부동산산업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유엔의 '2022 세계 인구 전망'(World Population Prospects 2022)에 따르면 지금까지 중국 주택가격 상승을 견인한 최대 실수요자층인 30~34세 인구가 지난해를 정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고 한다. 지난해 기준 1억2280만명(지난 10년간 29.5% 증가)까지 늘었지만 저출산율에 따른 가임여성 감소와 경제불안에 따른 결혼기피 등으로 10년 이후인 2031년엔 34.7% 줄어든 8021만명으로 격감할 전망이다.
셋째, 소득 대비 지나치게 높은 주택가격도 가격상승의 한계를 보여주는 지표다. 중국의 소득 대비 주택가격비율(PIR)은 2021년 기준 전국 평균 6.9배지만 중국 1·2선 도시의 대표격인 베이징은 18.5배, 상하이는 15.1배로 미국 뉴욕의 10.6, 로스앤젤레스 8.9보다 훨씬 높다. 이 정도면 임금소득으론 평생 모아도 집을 장만하기 어렵다. 따라서 대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결국 대출급증에 따른 상환압력 증가가 부동산 매물과 부실채권 증가, 가격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헝다그룹의 디폴트에 이어 올해 1~7월 채권 디폴트(26조원)의 대부분이 부동산 대출임이 이를 방증한다.
넷째, 지방 3·4선 도시의 성장제약도 중국 부동산이 정점임을 보여준다는 의견이다. 3·4선 도시들은 중앙정부의 육성책에도 불구하고 총인구 감소와 3·4선 도시의 재정악화와 교육·복지혜택 부족 등으로 인력, 특히 고급인력 유치에 애로를 겪고 있다. 따라서 부동산도 1·2선 도시와 격차가 더 벌어지는 양상이다. 현재 지방정부의 부채는 공식통계로는 GDP 대비 26.6%(2021년 기준)지만 '숨은 부채'까지 포함하면 100%를 뛰어넘는다는 관측도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선 오는 10~11월 시진핑 3기 정부가 시작될 때 부동산 종합대책이 발표될 것이란 기대가 있다. 앞으로의 관전포인트다.